전면이 물이라고 해도 다름 없는 섬 나라 일본에 유명한 것이 정원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예전에 신주쿠 교엔을 아무 생각 없이 산책하려고 갔다가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 요요기 공원을 갔을 땐 뻥 뚫려 있는 것처럼 보이는 그 사이사이 중심을 잡고 있는 큰 나무들도. 그리고 그 나무가 모두 매 계절에 맞춰 관리된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얘네는 진짜 모노쯔쿠리(モノ作り)에 돌았구나 했다. K-광기랑은 또 다른 J-광기다.
비록 내가 전문가는 아니라 큰 이해를 하진 못하지만. 이번 여행에 틈틈이 공원과 신사를 돌아다니며 조경을 둘러보는 것도 즐거움이었다. 약간 꽃 사진 찍는 우리 엄마이모 같은 모습일지도...
1. 신주쿠 교엔 - 입장료를 따로 받고, 시간 제한도 있다. 하지만 정말 넓고 탁 트여있으면서도 아름다운 균형을 볼 수 있다. 주말이나 평일 아침 운이 좋으면 유치원생이나 학생들이 현장 학습 겸 나온 모습을 볼 수 있다. 그것이 또 나름의 묘미.
https://goo.gl/maps/LQUiRX2mCz73Bjos7
사진은 거진 5년 전, 6년 전인가. 코로나 시작하기도 전에 1월에 홀로 도쿄에 갔을 때다. 겨울인데도 공원이 듬성하지 않고 참 좋았다.
2. 요요기 교엔 - 이전 포스트 참고
서울로 치면 한강 공원 바이브. 러닝하는 사람, 그냥 산책하는 사람, 춤추는 사람, 시간 남아서 돌아다니는 사람, 음악 연주하는 사람, 데이트하는 사람 정말 다양하다. 공원의 사람 구경하기에 정말 최적인 곳. 특히 해질 때 즈음에 공원을 나와 시부야 방향으로 걷다 보면 철로 위로 지는 해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다.
이번 여행에선 두 공원 말고 우에노 공원과 고궁을 갔다. 아무래도 숙소가 긴자 근처 닌교초였고, 아침 일찍 남는 시간에 가려다 보니 자연스럽게. 우에노 공원은 따로 입장 시간이 없는 듯하고, 고궁 정원은 미술관이나 상점가가 여는 것보단 더 일찍 입장할 수 있다.
3. 우에노 공원
https://goo.gl/maps/PJYdJZVQo3aENce49
일본 도착하기 전부터 비가 쏟아졌다고는 하는데, 이 날은 비가 그쳐가는 시점이었다. 아침엔 우산이 꼭 필요했지만 못 걸을 정돈 아니었고, 운치있게 돌아볼 수 있어서 오히려 좋은 상황. 이러려니 저러려니 이 날씨로 계속 여행하는 건 아니겠지하다가도 또 나름 실실거리며 돌아다녔다. (바본가)
비 바람에 떨어진 봉우리를 보면서 우에노 공원으로 들어갔다. 공원 뿐 아니라 그 안에 있는 도쿄 도립 미술관도 볼 일정이었다. 우에노 공원에는 우에노 동물원도 있어서 주말이면 가족이 많다. 이 날도 비가 쏟아지지만 줄 서 있는 부모님들이 많았다. 나의 유년시절도 저렇게 만들어졌겠지.
동물원을 지나 좀 더 걷다 보면 고죠 텐신사, 그리고 시노바즈이케라는 연못이 보인다.
고죠 텐신사
https://goo.gl/maps/tDGAKUbxL5RPbaL77
비가 꽤나 쏟아지고 있었는데 부적이 전혀 젖지 않아있었다! 오 이거 방수되는 거구나...가 아니고 뭔가 좋은 종이를 쓰나부다. 하긴 나무가 젖어서 찢어지진 않으니까. 나무패에 적어둔 소원도 있었는데 죄송하지만 몰래 읽었다. 세상 사람들 소원은 한결같이 다 똑같다고 생각했다. 건강하고, 내 주변 사람들이 좀 더 함께 더 행복하길 바라고.
사진으로 그래보이진 않지만, 거대한 양초같은 게 보였다. 보니까 하나씩 구입해서 저렇게 피워두고 합장 하는 걸로 보니 향 피우고 소원 비는 식인가보다. 냄새는 향초보다는 그냥 태우는 냄새였지만.
시노바즈노이케
https://goo.gl/maps/xCRbHkUSVCqjifdy6
검색해서 찾았던 포스트에선 연꽃이 없었는데 봄, 여름이면 있는 걸까? 아님 이제 있는 건지.. 무튼 간에 연못 전체가 연꽃잎으로 뒤덮여 있었다. 지도상 보이는 연못의 규모가 꽤나 컸는데 다 덮여 있어서 신기했던.
연못 사이로도 걸을 수 있는 듯했는데 경로를 찾진 못했다. 비가 그렇게 떨어지는 데도 잘 떠 있어서 연못멍 때리다가 다시 또 출발.
4. 고궁 정원
https://goo.gl/maps/cysUAjTZbQy6Fqy18
고궁 정원은 별도 입장료는 따로 없다. 다만 일요일, 월요일은 휴무라서 입장이 불가하다. (구글 지도 고마워효)
내부 규모는 꽤나 크다. 다만 숲이 아니라 정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볕을 막아줄만한 풍성한 그늘 같은 건 없다. 하지만 그 덕에 사진만큼은 아주 선명하게 찍을 수 있다. 혼자 돌아다닌 덕에 내 사진을 남길 순 없었지만 (큽) 왜 삼각대 안 챙긴거야 이 바보같은 나레기야.
상당히 넓어서 이렇게 자전거를 타고 관리인이 돌아다닌다. 솔직한 말로 나도 빌려 타고 싶었다. 걷는 건 문제가 아니지만 땡볕에 돌아다닐라니 얼굴이 까매지고 있는 것이 실시간으로 느껴졌다. ^^ 어쩐지 사람이라곤 마치 히타치에서처럼 외국인(나 포함) 뿐이었다.
더워서 그런지 중간 중간에 나무로 된 건물이 있다. 들어가면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오고 있고 자판기도 있다. 꼭 실내에 있을 필욘 없지만 이렇게 아 진짜 죽겠다 싶을 즈음 중간 중간 자판기가 있다. 예전엔 자판기가 왜 이렇게 많지? 했지만 그냥 물통 같다고 생각한다.
수풀을 다듬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에? 여기서 더 다듬을 것이 있다고? 하긴 짧은 머리, 단발이 더 미용실에 자주 가야 하니까.
프랑스 파리인가요. 파리에서 갔던 어느 정원이 떠오를 만큼 아름다웠던 연못. 진짜 색 조합 무엇이냐고 마치 야외인데, 공간인데 거대한 꽃꽂이 안에 내가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공간감, 모든 색이 초록색인데도 선이 보이는 것 같은, 나무와 수풀의 볼륨으로 만들어지는 균형이 흥미로운 곳이었다. 무작정 찍어대다 보니 고궁에서 찍은 사진이 앨범에서 눈 좋아지는 녹색 이미지 모음(...) 같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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