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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쿄] 4. 여행와서 등산 ㅡ 다카오 산, 시모키타자와 대만식당 신타이페이

ryootoori 2023. 6. 2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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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하다 도쿄까지 와서 등산을 했다. 아무래도 일주일이나 묵다 보니 이런 데 시간 쓸 여유도 생겼나 보다. 몇 개월 전에 도쿄 왔는데 또 와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이 정도면 제주나 강릉보다 더 자주 온 것 같은데. 앞으로 또 당분간은 아마 일본 올 일 없겠지만 그래도 이번 온 김에 아주 뽕을(...) 뽑는구나 싶다.
 
 

 
 
일본 사는 친구에게 주말엔 나 등산 갈거다. (어디로?) 다카오산. (에에?) 일본 여행와서 등산 가는 사람 처음 봤다고. 심지어 본인도 안가봤다고 한다. 잠시 뒤져봤는지 따라가겠다고 하여 저야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그렇게 어려운 산은 아니라고 하고, 도쿄에서 가깝기 때문에 흔쾌히 주말 시간을 내주셨다.
 


 

다카오산 가는 법은, 신주쿠역에서 게이오선 탑승하여 다카오야마구치 (다카오산구치) 역까지 간다!

도쿄 지하철 티켓을 활용해 일단 신주쿠역까지 간다. 신주쿠역에서의 목적지는 "다카오산구치(다카오야마구치)"역이다. 다카오역이 있긴 한데 다카오산구치역으로 가야 산으로 들어가는 메인 광장이 등장한다. 이 곳에서 케이블카를 타기도 한다.
 
 

 
 
만약 패스권 소지자라면 게이오선을 따로 끊는다. (보통 메트로 패스나 지하철 티켓 미포함) 뭐... 승차권을 끊어도 되고, 패스권을 끊어도 된다. 교통비가 워낙 비싼 도쿄이기에 사실 2~3번 정도 게이오선을 탈 생각이라면 패스권을 끊는게 나을 것이다. 어떻게 돌아올 지 모르기 때문. 스이카 소지자라면 그냥 스이카로 충전해서 움직이면 된다. 
 
 

게이오선 1일 패스

 
 
게이오선 1일 패스는 900엔이다. 실제로 게이오선은 시부야 근처 시모키타자와를 비롯해 꽤나 정차역이 많은 편이다. 신주쿠 말고도 시부야, 시모키타자와 역에도 선다. 때문에 아침 일찍이 등산하고 시모키타자와 역으로 내려와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약간 청계산이나 대모산 오르고 강남이나 양재 일대에서 식후땡까지 하는 코스랑 비슷하다. 실제 산의 난이도도 그렇구요. (심지어 케이블카도 있는)
 
 

 
 
아직 여기 젊은이들에게 땀나는 주말은 유행이 아닌지 타카오산으로 가는 게이오선은 한산한 편이었다. 그렇게 일찍도, 늦지도 않은 8시 반정도에 탑승한 걸로 기억한다. 앉아서 갈 수 있었고, 건너편 창으로 풍경을 보면서 갔다. 아무래도 열차 종착지가 다르기 때문에 중간에 내려서 환승해야 하기도 하는데 우린 한 번에 가는 걸 탔다.
 
 

 
 
타카오야마구치역은 목조로 된 분위기에 상당히 깔끔하고 넓었다. 쾌적 그 자체. 출구에 편의점이 있고요. 오잉? 몽벨 제품도 팔고 있다. 우산과 우비처럼 역시 산 앞이라 그런지 당장에 필요한 제품이 보인다. 타카오산구치역에 사실 온천도 연결이 되어 있어서 등산 후에 온천을 해도 좋을 것 같다. 가격은 조금 비싸지만 상당히 시설이 잘 되어 있고 크다고 한다.
 
 

 
 
화장실도 있고 매표소도 보인다. 매표소를 통해 케이블카 탑승권을 구매할 수 있다. 사실 근데 케이블카까지 탈 것이라면 KLOOK 클룩 같은 여행 플랫폼에서 타카오 관련 패스를 판매하니 그것을 구입하는 게 좋다. 왕복 탑승권에 게이오 패스까지 모두 포함된 티켓이라서. 우린 어차피 등산해서 올라갈 것이기에 지나쳤다.
 
 

 
 
광장에 크게 지도가 있고 총 6개의 트레일 루트가 보인다. 시간도 난이도도 각각 다르다. 다만 생각보다 중간 표지판이 자주 있지 않다. 어 뭐야 뭐야 하다가 이렇게 앞에 등산하는 이들을 따라가버리고 말았다. 사실 이들이 트래킹 폴에 백팩을 들고 있을 때부터 느꼈어야 하는데. (친구는 느꼈다고 한다. 하핫)
 
 

 
 
나야 뭐 워낙 등산을 자주 가는 편이니 이 풍경이 익숙하야 그냥 걸어서 따라가 버린 것이다. 그래서 우리도 느닷없이 어려운 루트로 등산을 하게 되었다. (...)  무작정 올라가버리니 뭐 별 수 있나.
 
 

 
 
약수터도 보이구요. 신사라고 하긴 애매한데 약간 불상? 같은 것도 중간 중간 보인다. 우리나라 산이랑 비슷하다. 작은 절이 중간마다 보인다. 전반적으로 느낌이 모노노케 히메를 볼 때 같았다. 또는 토토로. 아 그게 판타지가 아니구 실제하는 풍경이구나. 자연과 산신을 모시는 이들의 문화가 그대로 녹아있는. 아직 미세먼지 걱정이 따로 없다고 하는 친구 말처럼 오랜만에 좋은 공기 마시니 내 피부가 거진 K-뷰티가 되고 있었다. 아닌가, 회사를 안 가서 그런 건가.
 
 

 
 
중간에 따라가다 이렇게 좀 더 포장된 듯한 도로가 보였다. 그리고 그 끝에는 트레일 루트 2번으로 가는 방향이라고 써있었다. 사실 2번이 쉬운 길인지 어려운 길인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그냥 또 올라가버리고 친구 표현을 빌리면 "만신창이"가 된 등산을 시작했다. (고멘)
 
 

머리 조심하라고 쓰여 있는 나무

 
 
살짝 껄떡 고개 구간도 걷고, 또 계단도 보이고, 그렇게 어려운 길은 아니었다. (한국 암릉산에 비하면) 하지만 운동화를 제대로 신고 오지 않았다면 다소 힘들 것 같긴 하다. 내 입장에선 한국과는 전혀 다른  나무를 비롯해 다양한 식물을 보면서, 그리고 조금 습한 새로운 공기를 마시며 트래킹하는 아주 신선한 경험이었다.
 
 

 
 
정상인 줄 알고 나왔더니 어레? 아스팔트 도로가 보이고 쾌적해 보이는 (단화를 신은, 유모차를 미는)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우리는 무슨 산 속에서 튀어나온 짐승처럼 등장하고. 그래 우리는 쉬운 루트를 냅두고 띠용인 루트로 올라온 것이 맞았다. 그래도 다행히 중간부터 합류한 게 얼마야. 절반 정도를 어렵게 올라온 듯하고, 나머지 절반은 그래도 쾌적하고 쉽게 올라갔다. 그냥 약간 경사진 도로를 걷기만 하면 되는 그런 루트.
 
 

 
 
진짜 느닷없이 이런 귀여운 오리가미(종이접기) 친구들도 보이구요. 진짜 너네 공예천국이다야. 동물도 여럿 고루 있어서 눈이 돌아간다. 괜히 기웃거리면서 귀엽다고 웅앵대다가 사진 찍고 걸음을 옮겼다.
 


 
 

※ 타카오산 야쿠오인

https://goo.gl/maps/CiVBjue7WpTYb3xb7

타카오산 야쿠오인 · 2177 Takaomachi, Hachioji, Tokyo 193-8686 일본

★★★★☆ · 불교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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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 올라가다 타카오산 사찰에 도착. 규모가 꽤 되는 편이다. 정상 전망대로 가기 위해선 이 사찰 옆에 표시되어 있는 표지판 안내를 따라 좀 더 올라가면 된다. (사실상 사찰에 왔다면 거의 80% 이상 올라온 셈이다.) 엄청나게 웅장한 북소리가 나길래 뭐라도 하는 줄 알았는데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 역시 음향의 나라구나. 진짜 연주하는 줄 알았어요.
 
 

할아버지 아이스크림 너무 귀엽게 드시네

 


 

Mt. Takao Omiharashidai

https://goo.gl/maps/A6PayyBFSivdEKw38

Mt. Takao Omiharashidai · 2176, 高尾町 Hachioji, Tokyo 193-0844 일본

★★★★☆ ·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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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타카오산의 정상은 약간 넓은 광장 같은 풍경이다.
 
 

 
 
정상에는 비석이 있고, 또 식당(...)도 있다. 주로 냉우동을 파는 듯하고, 자판기에선 무려 맥주도 판다. 루트가 그렇게 어렵진 않아서 술도 파나 보다. 벤치에 앉아서 지켜보니 트레일 러닝을 하면서 올라오는 분들도 있고, 정상 언저리에 돗자리 깔아두고 식사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유치원일까? 아이들이 여럿이서 돗자리에서 김밥을 먹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지도를 보니 전망대라고 표기되어 있던데, 원래 날이 좀 더 맑고 뻥 뚫려 있으면 후지산도 보인다고 한다. 후지산은 보이지 않았지만 너무 깔끔하게 보이는 산의 능선과 구름이 아름다웠다. 날은 진짜 푹푹 찌는 후덥지근함 그 자체였지만 뭐 어때. 등산할 마음으로 온 지라 옷을 잘 입고 와서 그런지 통풍도 잘 되고 몸이 개운했다. 시원한 물을 마시니 뭐 딱이네요.
 
 

 
 
내려갈 때는 온 경로로 다시 후진해서 가지 않고, 그대로 직진해버렸다. 생각보다 이 경로로 올라오는 분들도 꽤 많았다. 분명 돌도 많고, 계단도 꽤 되는 길이었지만 그래도 내가 왔던 경로보다 (분명 거기 어려운 경로였다 사토상..) 훨씬 쉬운 듯했다. 그래도 내려갈 땐 크게 어렵지 않은 루트로 가서 다행이다.
 
 

 
 
하산은 왜인지 좀 더 시간이 덜 걸렸다. 쉬워서 빠르게 갈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내려와 보니 어라? 처음 올라갈 때 시작했던 그 곳이었다. 앞만 보고 가느라 이렇게 옆으로 빠지는 길이 있는 줄도 몰랐네. 일본어를 못해서 표지판을 못 읽어도 이렇게 그냥저냥 잘 갈 수 있는 그런 산입니다.
 
 


 
 
산 밑에는 이렇게 짧게 상점가가 있다. 빙수도 팔고 (우유 빙수에 시럽 뿌린 레트로 바이브) 당고도 판다. 간장 소스를 바른 떡이라고 보면 된다. 맛은 그냥 저냥인데 친구가 도라방스로 좋아하는 간식이었는지 만날 때마다 하나씩 먹더라. 임플란트(...)한 이모는 떡을 먹을 수 없어요. 일본에서 이 뽑히면 큰일 나거든요. 
 
 

 
 
아 그리고, 대부분 식당이나 간식 먹으려면 현금만 된다. 혹시 등산 후 뭐 먹을 생각이라면 꼭 현금 준비하기. 현금이 없다면 역 세븐일레븐 바로 옆에 ATM이 있다. 토스뱅크 체크카드로 뽑았더니 수수료 별도 없이 바로 환전되어 뽑았던 걸로 기억한다.
 
 

시원한 소다
간장 소스 바른 당고

 


 
 
등산을 마치고 주변 상점가까지 둘러보니 시간이 대충 오후 1시다. 딱 예상했던 일정대로 끝난 듯하다. 등산은 대충 이모저모 3시간 정도 잡으면 충분하다.
 
뭘 먹을까 하다가 이미 땀에 절은 상태기도 하고 어딘가 쇼핑 다닐 처지는 전혀 아니니, 식당이 모여있는 곳으로 가기로 했다. 게이오선을 타고 시모키타자와역으로 향했다. (만신창이가 된) 친구는 전철에서 내내 잠을 잤다. 아마 그럴만도 당신 체력, 예전같지 않을테니까. ㅏ하 30대의 체력은 쉽지 않다구!
 


 

 
 

※SHIN TAIPEI 시모키타자와

https://goo.gl/maps/kZw7zxoJWAcoDgGj7

Shin Taipei Shimokitazawa · 2 Chome-6-5 Kitazawa, Setagaya City, Tokyo 155-0031 일본

★★★★☆ · 대만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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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나마비루를 마실 곳으로 중식 선택. 시모키타자와에는 보니까 야키니쿠, 그리고 중식당 (또는 대만식당) 맛집이 많은 것 같다. 아 그리고 브레이크타임을 쓰는 곳도 꽤 많았다. 다행히 여긴 브레이크타임이 없어서 그대로 직진. 운 좋게 한 자리가 남아서 웨이팅 없이 바로 입장했다.
 
 

 
 
메뉴판에는 각 메뉴별로 숫자가 있고, 또 사진도 있다. (친절해) 워낙 메뉴가 많아서 고민할 수 있는데 천천히 봐도 전혀 눈치 주지 않으니 골라서 번호로 주문해도 된다. 와타시는 사토상 덕분에 편히 주문했습니다.
 
 

 
 
가격대를 보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데 아무래도 이자카야 같은 느낌이라 그럴지도. 가격이 저렴한 건 상당히 작은 접시에 3~4입 정도 양으로 나오고 (에피타이저처럼), 가격이 백반 이상인 것들은 둘이서 충분히 메인 디시로 먹을만큼의 양이다. 배가 고팠던 우리는 작은 국수, 볶음밥, 가지볶음과 두부를 시켰다. 많이도 먹네.
 
 

생맥주와 우롱 하이
육수 죽여주고요
볶음면인데 양배추에 쌀면이라 그런지 더부룩하지 않고 아주 후루룩촵촵 들어간다
불맛 고추맛 나는 가지 볶음 맛 돌았나요
빼끼누가 들어간 것 같다 꽤 맵지만 아주 탱실한 두부

 
 
끄억 잘 먹었습니다. 등산 후 지친 몸에 점심까지 배부르게 먹고 식후땡으로 스벅에서 레몬케이크 쉐이크까지 마셔주었다. 일본에서 요즘 레몬과 마차가 철인건지 온 사방에 레몬 맛이다. 그렇게 좋아하는 건 아닌데 또 막상 먹으니 달달하니 잘 들어간다. 진짜 찢어지는 배를 부여잡고 친구를 보냈다. 저녁 약속이 있으니 또 잔뜩 걸어서 소화시켜줘야지. 내 다리야 힘내.
 
 

레몬케이크맛이다. 정말 레몬케이크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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