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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Travel 1/Where to go 맛집

거대한 사운드 홀, 파주 콩치노 콘크리트

by ryootoori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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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운전 연습. 이번 연습은 저승길 운전 같았다. 아침에 비가 온다는 얘기가 있었고, 서울을 지나는 길에 조금씩 와이퍼를 돌리긴 했다. 파주에 진입하면서부터는 엄청난 안개와 함께 내가 있는 곳이 꿈이야 생시야 모드에 들어갔다.

날은 흐리지, 경로는 새롭지. 게다가 신도시가 많아져서 그런 건지 여기가 내 세상이다 하는 마인드 운전자가 많았다. 저한테 왜 이러세요. 자유로에서는 또 어찌나 쌩쌩 달리는지, 자유로 귀신이라는 말은 아마 경각심을 주려는 괴소문이 아닐까 싶은데.

눈에 보이는 것, 입으로 먹는 것은 생각보다 옵션이 많다. 그러나 듣는 것에 대해선 생각보다 그 컨텐츠, 음악이라는 것에의 장르 외에는 범위가 넓지 않다. 이미 음악 하나 자체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져서일 수도 있고, 접해볼 수 있는 진입 장벽이 워낙 천차만별이다 보니 그런 걸지도 모른다. 악기나 기계를 사고, 배운다고만 해서 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귀에 들리는 것은 그 공간 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단순히 소리를 내는 입출력만 만진다고 경험이 완성되지 않는다. 아마 그 중에 그나마 조금 새로운 건 ASMR 정도.

콩치노 콘크리트를 처음 접한 건 몇 년전 어느 매거진 포스트였던 것 같다. 이런 곳이 생긴다고?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던 때가 생각났다. 놀 것이 별로 없는 곳이다. 서울에서 기준으로 놀 것이 없는.  그러나 극 무대를 위한 공간이 잘 조성되어 있다. 도서관도 어마어마하고.
아무튼 소리를 위해 설계된 공간으로 교회와 유사한 환경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부분이 기억난다. 재즈를 좋아하니까 언젠가 한 번 가봐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파주에 갈 일이 없었다. 이번 기회에 가게 해준 정씨 고마워

 

상당히 외곽에 위치해있고, 여기 주차장 맞아? 3번 정도 실패하고 주차했다. (주변에 식당, 무인모텔, 공터가 많다. 파주잖아) 콩치노 앞에도 꽤 많은 차를 주차할 수 있어서 못 들어가거나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오픈 시간 정오에 맞춰 가면 좀 더 여유로운 공간 안에서 둘러볼 수 있을 것이다.

 


콩치노 대표님은 본업이 따로 있다고 한다. (무려 이빨요정) 이 곳은 본인의 취미와 취향을 드러내는 공간이라는 듯. 플레이리스트는 정해져있어서 신청곡을 받거나 하진 않고, 주말만 그런진 모르겠는데 시작하기 앞서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

고급 취향이 모여있는 참 멋진 공간입니다


워낙 편안하고 침착한 공간이다 보니 그 짧은 머뭄 사이에 주무시는 분도 봤음. 이해한다, 약간 고오오오오급 치과 온 것 같은 기분이 들긴 하더군요. 하핫 머쓱

가운데 극장과 같이 좌석 열이 있고, 앞 쪽 가운데 열이 가장 듣기 경험에 좋은 위치다. 층마다 또 다른 방향에서 경험이 가능하다. 꼭 공연장처럼 가운데 정방을 보고 있지 않아도 된다. 나름 다양한 개구부를 통해 보는 임진강, 정원 같은 내부 틈, 숲의 정취가 편안하다. 겨울에서 가서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야외에도 좌석이 있는 것 같은데 그 곳에서도 들을 수 있는걸까? 다음에 날 좋을 때 또 가지 뭐.

날이 흐려서 그런가 더 운치 있는 것 같다 괜시리


시간 제한이 있는 것 같진 않고, (2시간 정도는 금방 간다) 입장료는 2만원. 커피 등에의 음료는 따로 팔지 않는다. 생수 병을 주긴 한다.

 

차로 조금만 나오면 프로방스 마을이 있다. 한국의 파리... 과장을 보태면 한 20년만에 온 것 같은데 날씨도 그렇고 코로나 때문인건지 아님 그냥 상권이 죽은 건지 문 닫은 곳이 많았다. 퀼트, 십자수, 수제 간식 팔 것 같은 그 분위기. 그리고 유명한 마늘빵 맛집 류재은 베이커리가 있다. 홀린 듯 다 같이 마늘빵을 하나씩 사고, 느닷없는 덧신 슬리퍼를 샀다. 기념품이야.

 

집으로 돌아오는 저승길 드라이브, 서울 오니까 몸이 쭉 가라앉았다. 북유럽 날씨가 생각났다. 눈은 사진에서 볼 때나 이쁘지 물안개가 흐려질 때 운전하는 건 최대한 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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