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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Travel 1/Where to go 맛집

참을 수 없는 이끌림, 지하철 빵과 분식 맛도리

by ryootoori 2023.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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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의 포스팅은 문득 20년 넘게 서울 지하철을 타고 있는 내가, 지하철에 대해 생각해본 적 있는가(...)싶어 남기는 글이다. 아무래도 멈추는 곳이 정해져 있는 노선마다 역내, 지하철 칸내 특유의 분위기는 있다. 서울러에게 너무 익숙하지만 여행객같은 이방인에겐 또 재미있는 로컬일지도 모르니 남긴다. 오늘 내가 남기는 분위기는 역시 먹는 것이다. (...)

 


 

[신용산역, 내방역, 문래역, 이수역, 합정역, 방배역, 충정로역, 목동역] Hot Bread 핫브레드

아 이 곳 냄새는 말뭐. 진짜 버터를 들이붓는 레시피인건지 그 냄새 꾹 참고 지나갈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냄새는 미끼가 아니고 실제로도 맛있다. 뭔가 퇴근할 때 치킨 대신 이 빵을 사들고 들어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런 느낌. 혼자 살 땐 좀 과한 느낌이 있어서 많이는 못 사고, 긴 고민 끝에 고른 한 가지 맛만 먹었던 것 같다. 가격도 나쁘지 않다, 어떤 건 묶음 봉지로 팔기도 하고 마감 세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목동역. 종각역. 위치 전략이 있는지 매번 개찰구 앞에 있다. 괜히 사지도 않을 거면서 그 앞으로 지나가서 쓰윽 눈으로 훑고 개찰구 들어가곤 했다. 추천 메뉴는 식빵, 단과자빵(앙금, 팥빵), 고로케, 그리고 번!

 

(주)에이치비푸드 출처, 핫브레드의 메뉴는 클래식

 

[영등포역, 홍대입구역, 서울역]  마리짱

검색해보니 역에만 있는 곳은 아닌가보다. 마리...가 '말이'다 '말이'. 꼬마 김밥을 주로 팔고, 분식도 판다. 간혹 지점에 따라 어묵을 팔았던 것 같기도. 가격은 착하다. 뭐 사실 김밥 한 줄 제대로 된 거 사먹는 걸 생각하면 그렇게 싼 건 아니지만 그냥 절대적 가격 자체는 부담스럽지 않다. 감성 주먹밥집에서 오니기리 하나에 5천원씩 받는 곳도 있는 요즘이니. 그냥 마리짱은... 스낵이다 스낵. 걍 당 떨어짐과 함께 탄수화물이 당기는 직장인을 위한 곳이랄까. 추천 메뉴는 땡초, 참치김치, 날치알, 돈가스 (지극히 정말 개인적인 취향)

 

마리짱 간판 이렇게 생겼어여

 

Manoffin 마노핀

사실 최근에는 이 근방 역에서 내려본 적이 없어서 아직도 있을지 가물하다. 학생 때 종로 3가 1-3호선 환승 구간에 있었다. 나 정말 여기 단골이었어요. 알바생이 몇 번을 바뀔 동안, 학교 다니는 동안이면 정말 자주 갔다. 그 때는 맘모스 커피, 커피만 같은 천원 아메리카노 매장이 아주 드문하게 있을 때라. 해당 지점에서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팔았는데 학생인 내겐 머리 띵해지는 사약 맛 에스프레소가 어찌나 잘 맛던지. 마시면서 각성하고 수업 갔던 기억이 난다. (...) 편의점 드립 커피는 밍숭할 때.

지하철 입점이라 그런지 가격도 참 착했지만, 그보다도 이 곳의 상호명에서 알 수 있듯 머핀 맛집이다. 맛도 나쁘지 않았지만, 정말 귀여운 테마 머핀이 많았다. 케익 가격이 부담스러울 땐 머핀 세트 박스를 구입해서 나눠 먹기도 했다. 요즘은 매장도 많이 없어졌고, 일반 카페처럼 있는 것 같다. 한창 때 노티드 이후로 도넛 유행하는 거 보면서 생각났다. 케익 값은 나날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어서 노티드 케이크 참 부담 없는 가격이라 좋다. 맛이 뭐가 중요허니, 축하하는 순간이 요인데.

 

와 진짜 추억 할로윈 테마 머핀

 

[선릉역] 김밥 친구들

겨울이면 역삼 일대 출퇴근 직장인들에게 딱인 곳. 어묵을 판다. 국물과 같이. 김밥 같은 분식집이지만, 아침 9시가 넘어서 선릉역 9번 출구 쪽으로 나가려치면 양복 입은 직장인들이 옹기종기 서 있다. 출근길, 역에서 나와 사무실을 걷기까지 속도 출출하고 미리 따뜻한 물로 데우는 셈이다. 괜시리 따뜻한 어묵 국물에 한 꼬치하고 나면 기분이 든든해진다. 알잖아.

 

[잠실역] 제일 맛있는 집

상호 번호는 B-11 이었나. 사실 잠실역에서 지하상가로 넘어가는 구간 바로 첫 가게라 눈에 띌 것이다. 특히 롯데월드 폐장하고 10시 넘어서 나온다면? 이 집만 열었을 것이다. 하하. 여긴 스낵은 아니고 김밥천국 같은 곳이다. 메뉴가 어찌나 많은 지 그냥 주방에서 뚝딱 뚝딱 온갖 요리 다하시는 것 같다. 분식집 같이 생겨서는 주문하면 백반집마냥 가벼운 밑찬도 주신다. 떡볶이는 그냥 그랬고, 볶음밥류나 라면, 돈가스 등 좀 더 경양식? 정식류가 맛있다.

 

[고속터미널역,숭실대입구역,여의도역,사당역,마포역,신도림역] Bread & Co.

주로 오피스가 몰려 있는 환승역 구간에 많이 있다. 생각해보니 우리 학교앞 역에도 있었는데, 정말 오래된 빵집인데 망하지도 않고(...) 잘 붙어 있었다. 왜냐? 후줄근한 폼새와는 다르게 당장 수업 뛰어가는 학생에게 필요한 메뉴와 가격 모두 갖고 있었기 때문. 이건 직장인에게도 적용이겠지. 딱 매점 같은 곳이었다.

 

학교 졸업한 이후에 간혹 역에서 발견했는데 매장 리뉴얼을 한 것 같다. 리뉴얼 이후에 메뉴 개편도 많이 하는 것 같고, 아메리카노와 간단한 빵 메뉴를 곁들인 세트 할인도 많이 해서 좋다. 요즘 대빵민국이라 원체 고급 파티셰리가 많은지라... 냉동 초밥도 있고, 오마카세도 있는 것처럼 똑같은 메뉴라도 다양한 가격대가 있으면 다 ~ 먹게 되어 있다. 사람이 어떻게 한결같이 똑같은 상황에서 입이 심심하겠나. 여기도 대표 메뉴는 단과자빵과 아, 식빵이다. 식빵류가 맛있다. 출퇴근길에는 고속터미널역에서 보는데, 도넛 섹션이 따로 있다. 공산품(...)같은 외관에 비해 가격이 생각보다 애매해서 먹어보진 않았다. 다음에 먹어봐야지.

 

그 옆 딸기 메뉴가 더 맛있어 보임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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