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라켄 역시 저장해둔 숙소가 많았다. 가격이 세기도 하고 위치도 얼마나 어떻게 걸릴지 가늠이 안되어서. 그럼에도 나만의 마지노선 필터를 믿고 (...) 그대로 예약을 했습니다.
Hirschen Hotel Restaurant
https://maps.app.goo.gl/P1fsztGCGLbgTPNeA
이전 포스팅에 정리해두었지만 부킹닷컴에서 예약했고, 3인 더블룸 엑스트라베드 추가로 3박에 123만원 정도 주었다. 인당 10여만 원 꼴이긴 한데 조식 포함이고 실제로 묵으면서 뷰와 청결함, 기타 서비스까지 모두 너무 만족한 곳이었다.
인터라켄 동역, 서역 어디에서든 버스로 금방이다. 인터라켄 자체가 생각보다 크진 않고 숙소가 다 그만저만한 곳에 모여있기 때문에 뭐 교통 없이 캐리어 직접 끌고 가는 게 불가능한 건 아니다. 우리는 당연히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호텔 바로 근처에 버스 정류장이 3곳 정도 있다. 구글 맵에서 시간 따라 경로를 추천해주며, 인터라켄 역시 90% 이상 정확한 편이니 맞춰서 다니면 된다.
호텔 도착. 전경을 보면 입구가 위아래로 둘이 있다. 아래는 레스토랑 입구다. 호텔은 체크인 포함, 드나드는 모든 경로가 2층 입구로 들어간다. 건물로 보면 3, 4층이 객실인 것 같다. 아래는 싱글룸 위주인 것 같고 위에가 패밀리룸이 주로 있는 듯하다.
바로 밑에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어서 리셉션 데스크에 사람이 없을 수도 있는데, 우측 계단으로 내려가면 직원이 바로 올라온다.
객실
계단이 거의 뭐 다락방 올라가는 수준의 나무계단이다. 캐리어가 크고 무겁다면 조금 버거울 수 있다. 그래도 천천히 올라가면 충분히 갈 수 있으니까. 계단 오르 내릴 때 다치지 않게 조심.
우리가 예약한 더블룸은 꼭대기 층이었다. 보면 문 사이 간격이 넓은데, 아래는 싱글룸을 모아둔 듯하다. 아래층은 약간 호스텔 느낌. 위층(꼭대기층)은 추가로 리뉴얼한 건지 조금 더 모던하고 간격도 넓다. 우리 방은 제일 끝에 있는 방이었다.
핸드폰을 뒤져보니 3박이나 묵으면서 사진을 안 찍어뒀네 (...) 어지간히 빡세게 돌아다녔나보다. 공홈 사진으로 대신한다. 방 구조와 가구를 보니 이 사진이다. 사실 내가 직접 찍었대도 저 사진으로 나올 만큼 똑같다.
보면 진짜 넓다. 테이블 뒤로 공간이 더 있다. (침대 공간만큼은 아니지만) 엑스트라 베드가 놓이게 되고, 원형 탁자와 작은 쇼파가 있다. 끝방의 좋은 점은 보일랑가 모르겠지만 문이 있고 발코니가 있다!
발코니에는 테이블이 의자와 함께 2개나 있어서 솔직히 숙소에서 좀만 시간을 더 보낼 수 있었다면 따뜻한 차마시면서 하더 산의 풍경을 보기 정말 좋은. 하늘이 맑아서 별은 또 얼마나 많이 떠 있던지.
화장실도 변기와 욕조의 방향이 조금 다르긴 한데 똑같다. 수건은 여타 호텔과 동일하게 Housekeeping 카드를 걸어두면 매일 교체해준다. 발 수건, 세면 수건, 대형 타올, 일반 수건 골고루 다 있다. 위생용품 버리는 봉지도 따로 있고.
어메니티는 기본만, 치약이나 칫솔은 없다. 헤어 드라이어는 뭐 잘 돌아가구 짱짱합니다. 그리고 상당히 깨끗하다. 먼지도 잘 없고, 청소만큼은 기깔나게 하시나보다. 온수도 잘 나오고 욕조도 커서 중간에 아부지가 감기 기운 있을 땐 반신욕도 하루 했다.
조식
후 여기도 조식 맛집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조식 시간은 아침 7시부터 10시. 조금 일찍 내려왔지만 뭐 이미 다 세팅되어 있었다. 부지런한 사람들 같으니라구. 조식당은 리셉션 데스크 바로 옆에 있다.
2명, 3명, 4명 뭐 다양하게 앉아서 먹을 수 있다. 테이블은 많지 않았지만 객실 자체가 많지 않아서 자리 없어 못 먹을 일은 없다. 아침엔 이렇게 조식 공간인데 오후엔 간혹 동네 커뮤니티 모임 장소로 쓰이는 듯하다.
시리얼도 다양하고 오트밀도 있다. 견과류, 말린 과일도 다양하다. 종지 그릇에 잼도 종류별로 담아 찍어먹으면 된다. 반대쪽에는 시중에서 파는 요거트도 있으니 취향껏 먹으면 된다. 그릇도 정말 다양하다.
토스터기도 있어서 식빵을 구워먹어도 된다. 사실 난 토스터보단 가운데에서 빵을 직접 썰어 먹는 걸 좋아해서 토스트는 한 번도 먹지 않았다. 잼도 다 수제인건지 왜 이렇게 맛있어 또 생각나네.
오븐을 열면 스크램블 에그와 소시지, 베이컨이 가득 있다. 바로 옆에 과일도 다양한 편. 바나나, (귀한) 사과, 토마토, 오이 등 야채도 풍성하다. 신선하고 맛도 있고.
햄과 치즈는 당연히 종류별로 있고, 연어도 나왔었다. 연어는 약간 절임 상태로 조금 시큼하거나 짤 수 있는데 샐러드나 빵과 같이 먹으면 너무 맛있구요.
빵도 이렇게 다양합니다. 휴대가 가능한 과일 잼도 있고, 누텔라도 있다. 버터도 당연히 있고. 트래킹 다닐 때 먹으려고 샀던 식빵에 발라먹으려고 1개씩 챙겨가기도 했다.
탄산부터 주스까지 음료도 다양하고, 커피 머신이 있어서 에스프레소부터 라떼까지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 차 우리는 따뜻한 물은 Tea Wasser (Tea water) 누르면 된다. 티백도 다양해서 둘째날, 셋째날에는 텀블러에 우려서 들고 나갔다.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차 마시면서 돌아다니는 게 꽤나 도움이 된다.
Water 관련해서. 조식 이후 저녁 시간대에 컵라면 물을 얻으려고 물어봤던 적이 있다. (따로 보온 텀블러를 챙겨왔었음) 조식 코너에 가서 마시면 된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시더라. 뭣 모르고 조식 식당 문을 그대로 열었다가 위에 말했던 커뮤니티 모임 중이었던 시간을 방해하고 말았다. 띠용.
아임 쏘리를 외치고 문을 닫고 다시 두리번. 알고 보니 따로 뒤 부엌과 연결된 문이 하나 더 있었던 것! 무튼 간 무사히 온수를 떠서 라면도 잘 먹었지만. 객실 내에 포트는 따로 없으니 얻고자 묻는다면 요 키친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기계가 어렵다면 포트도 있다.
우리는 하루종일 아웃도어로 돌아다니는 일정이었는데 맛없는 스위스에서 이렇게 조식이 든든했던 덕에 배고프다는 느낌 없이 하루를 잘 시작했던 것 같다. 조식 먹으면서 보니 중국, 스페인, 프랑스, 영국인 투숙객이 있었고 우리 가족 뺨치게 부지런히 하루를 시작하더라.
사실 이 호텔 역시 마이너스 리뷰를 조금 보긴 했었는데 웬열, 내겐 호스트도 너무 친절했다. 유럽권을 다니면서 느끼겠지만 본토 언어까진 하지 못해도 영어를 어느 정도 한다면-즉 소통이 된다면-, 걱정 업다. 특히 항상 친절함을 유지한다면 여행 중에 기분 나쁜 경험을 했던 적이 없다. (길가다가 칭챙총 소리 듣는 건 감안해야지 뭐 어떡해 얼굴이 그렇게 생긴 걸)
무려 4일이나 묵었지만 아쉬움 없이 편안했던 곳, 기회가 된다면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