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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여기 길 맞냐고요, 관악산 연주대

ryootoori 2023. 5. 2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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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곤하다고 하면서 주말이면 산으로 바다로 나다니는 나, 정말 징글징글하고 지겹다. 고독사하기 전에 결혼해야 하는데 노는 게 이래 재밌어서 어찌하나요.

 

사실 연초에 진심 하나도 대비를 제대로 안하고 관악산을 왔었다. 하지만! 리얼 레버넌트 찍고 이대로 가다간 죽는구나 싶어 중간에 하산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바로 사우나를 갔는데 어찌나 찬 바람에 대가리가 깨졌는지 찜질방에 친구랑 내내 드러누워 있었다. (ㅎ.ㅎ) 하웨버! 여름이 오기 전 다시 한 번 도전한다. 왜일까? 부모님이랑 갈 땐 쑥쑥 잘 올라 갔는데 자꾸 친구랑 가려니까 괜히 귀찮고 늘어진다. 역시 조교님과 함께해야 뭐라도 하는가봐. 해야지. 가보자, 관악산.

 

ㅋ 악산 인정합니다

 

출발 - 신림선 관악산역 1번 출구

최근에 생긴 신림선은 경전철이라 트램 같다. 지하철이 지/간선 버스라면 신림선은 마을 버스같은 지하철이다. 다행히 가격은 일반 지하철이랑 비슷해서 부담 없다. (신분당선 시댕아)  주말 아침이면 등산 가는 분들, 샤로수길과 봉천동 일대로 가는 젊은 친구들이 가득 탄다. 사실 해를 피해 더 일찍 출발했어야 하는데. 몸이 무거운 30대라 8시 반에 어찌저찌 도착했다.

 

서울대 캠퍼스로 진입하는 코스로 시작했다

 

친구도 봉천동 주민이고, 나도 관악산 바로 앞은 아니라도 가까운 주민인 편이라 매일 가는 루트만 간다. 해서 이번엔 캠퍼스를 통해 가보기로 했다. (친구 아버님이 자주 가는 코스라 하여) 하산까지 하고 보니 확실히 일반 코스에 비해 좀 지루하지만 깔끔하고 덜 힘들다. 물론 우리가 그래서 하산길은 지옥을 택했나봐 ^^

 

버스 정류장을 지나 쭉 계속 올라간다. 중간에 지선버스가 계속 올라가는 걸 보니 (사람도 꽉 차 있고) 대부분은 버스를 타고 올라가는 것 같다. 우리는 그냥 걸어 올라갔다. 30분 정도 걸어간 것 같다. 쭉 직진해서 올라가다 끝 부분에서 커브 구간이 나타난다. 그 즈음에 작은 표지판과 함께 등산로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다. 그렇게 등산로로 진입한다.

 

 

그 다음부터 등산 코스는 크게 힘들지 않다. 그냥 껄떡 고개다. 돌 구간 그리고 중간에 있는 나무 데크 계단을 계속 반복해서 오르면 된다. 무릎 나가지 않게 허벅지 뭉치지 않게 템포 조절만 잘하면 어려울 건 없다.

 

 

뭔가 수로를 막아둔건지 위쪽은 물이 완전히 말라 있었다. 근데 아래 쪽 내려가니 왜인지 알 것 같기도. 이미 돗자리에 텐트에 난리도 아니다. 하긴 생각해보면 관악구 일대엔 아직 구형 아파트가 가득이고, 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길목도 있고 하다 보니 좀... 공원이라 할법한 곳이 없다. 관악산이 공원일지도. 음, 아름다운 공원과 테라스가 도시 조경에 얼마나 필요한 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숨 쉴 공간이 필요하니까.

 

 

아무튼 그렇게 가다 보면 어느새 연주대가 금방이다. 중간 가다보니 이렇게 마치 길인지 뭔지 싶은 딱히 안전해 보이진 않는 돌 구간이 있었는데, 이 곳은 경로 구간이 아니다. 그냥 사진 찍으려고 쭉 가시는 것 같다. 나도 평평한 곳까지만 가서 사진 찍고 다시 돌아왔다. 연주대 가는 길은 이런 애매한 구간이 아닌 사람들의 발걸음으로 다져진 요 옆(이자 밑 쪽의) 흙길이다.

 

 

날이 흐리기도 하고 미세먼지도 살짝 껴서 눈이 아프긴 했는데 그래도 등산에 무리는 없었다. 비오는 것보단 괜찮잖아 (...)

 

연주대 (별로 높진 않은데요 암릉 지옥이죠)

 

드디어 연주대 도착. 사람이 어찌나 많은지 드그르드그르 바그르바그르. 연주대 비석 앞에서 사진 찍는 줄이 워낙 길다. 난 따로 찍진 않고 바위만 남겼다. 뭐 처음 아니니까. 바위가 워낙 크게 있어서 잘 앉아서 간단히 간식을 먹는다. 샌드위치를 싸와서 가볍게 챙겨 먹었다. 별로 높진 않고 도심이라 그런지 바람이 거세지 않았다.

 

연주대

 

여름이라 그런지 생수에 아이스크림에 막걸리도 한 잔씩 판다. 음식이 생겨서 그런지 중간에 파리가 아주 난리도 아니다. (...) 그래도 물을 충분히 안챙겨왔다면 얼마나 고플까 싶기도 하고 다들 한 잔씩 사먹더라. 물을 충분히 좀 얼려왔어야 하는데 (이제 진짜 여름이다) 이전 등산 템포로 생각하고 1명만 챙겨오고 보니 부족하긴 했다.

 

 

다시 하산을 시작한다. 온 길로 다시 돌아갈까 하다가 옆에 서울대로 내려가는 종이 표지판이 붙어 있길래 그 길을 택했다. 모르겠다 가슴은 이미 예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길이 지옥의 구간이란 걸. ^^ 관악산의 암릉 액티비티를 기대하는 분들이 올 법한 코스였다. 거길 내려가려니.. 내 등산화 접지력 다시 한 번 테스트하는 순간이었다. 후... 발가락이 남아있는 게 다행이야 ^ㅇ^

 

 

이렇게 간이 착륙 공간도 있구요. 여까지는 어떻게 훔냐 ~ 하면서 지나갔는데, 이 바로 다음부터가 그냥 바위와의 싸움이었다. 아니 나 자신과의 싸움일지도 모른다. 또 중간에 길이 아닌 곳으로 가서 뛰어내려야 하산인가 싶어 지도 GPS를 열어보니 길목을 한참 벗어나서 다시 매달려 올라갔다. 후... 어두울 때, 혹시라도 점심 등산 하는 분들이라면 위험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나 울어, 나 집에 갈래.

 

토끼 바위

 

돌 사이에 갇혀서(...) 점프하듯 내려가다 보면 갑자기 뻥 뚫린 곳이 중간 중간 나온다. 오, 나름 뷰포인트였나보다. 올라오시는 등산객 분이 알려주시길 침묵의 바위(...) 또는 토끼 바위라고 한다. 입 꾹 다물고 있는 것 같이 생긴 것 같기도 하고 토끼 옆모습 같기도 하다. 친구들이 사진 보더니 타노스(...) 아니냐고 하던데 음 그게 침묵의 바위 관상인가 보오.

 

물놀이하는 가족도 있었다

 

하산하고 공과대학 캠퍼스로 다시 안들어가고 평소 루트였던 외곽 쪽으로 쭉 걸어 나왔다. 캠핑장? 야영장을 끼는 코스다. 쭉 나와서 에어 펌프로 신발도 털어주고, 아리수(...)도 마셔주고 하니 어느새 등산 종료. 애플 워치를 보이 싀이이이댕 12.5키로미터를 걸었습니다. 내 다리 아작나겠네. 그래도 한가진 주말 이렇게 또 가볍게 운동 마쳐줍니다.

 

 


 

교동 전선생 ㅎ... 막걸리 필수죠. 아 근데 진짜 너무 힘들어서 싀앙... 국수가 코로 넘어가는지 입으로 넘어가는지. 막걸리도 순식간에 비워버렸다. (그래놓고 빙수 후식 때림) 신상인가 호랑이생막걸리 < 가격은 귀엽지 않지만 맛있다. 아 근데 생각보다 도수가 높아요 무려 6도네요. 다른 막걸리보다 1~2도 높아서 그런지 훅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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