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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 무시 못해 치악산 국립공원 @알레

ryootoori 2023. 5. 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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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상반기 마지막 알레가 아닐까 싶다. 회사 일이 워낙 바쁘기도 하고 (솔직히 왜 바쁜지 모르겠는데 이 능률로 바쁜 내가 어이없다) 서비스가 커지면서 도그나 카우나 다 모이다 보니 산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필요한 필수 매너가 없는 이들도 다 모인다. 이런 된장.

 

강원도 원주 치악산


이번 등산은 여기저기 쏘다니는 나를 보며 친구도 따라가겠다고 하여 잡은 일정이다. 덕분에 친구는 야심차게 트래킹화도 구입하고, 목에 두를 손수건도 야무지게 챙겼다. 나의 작은 선물, 등산양말도 있고 (...)

그런데 이게 웬열, 무슨 마가 꼈는지 친구와 등산 일정을 잡을 때면 비가 와서 취소된 게 벌써 두 번째다. 이번에는 제발요라고 염불 외며 빌었더니 다행히 무사히 사당역을 나설 수 있었다. (과연) 얼마전 연달아 산을 갔다가 죽어났던 일정을 떠올리며 가까운 강원도로 결정했다. 치악산. '악'자가 들어가서 걱정했는데, 알레에서 등산길은 난이도가 괜찮다길래 골랐다. 돌이켜보면 맞는 것 같은데, 요즘 체력이 더 떨어졌는지 당일에는 어찌나 힘들던지.

 

일단 출발


안내 받은 코스는 6시간 반 소요의 12.4km 정도였지만, 실제 애플 워치를 보면 15.4km에 5시간 페이스로 종료했다. 실제로 나는 산을 좀 빨리 타는 편이다. 날다람쥐 같은 건 아니고 잘 안쉬어서 그런 것 같다. 나를 위한 천천히 가는 시간...이라기보단 액티비티 느낌으로 가서 그런가.

탐방센터에서 출발하여 상원사 - 남대봉 - 전망대 - 영원사를 향한 하산길로 영원산성을 거쳐 금대분소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이었다. 금대분소에서부터는 일반 도로라서 국토 대장정하는 기분으로다가 주차장까지 걸어가면 된다. 여름이 다가오긴 하는지 산 밑 도로를 걷는 과정도 푸르고 화사한 꽃이 듬성하게 있었다. 내 두 다리는 힘이 풀려 터덜터덜이었지만 아마 5살만 더 어렸어도 신나게 걸었으리 (...)

 


상원사까지 가는 길은 크게 어렵지 않다. 서울 둘레길 정도 난이도라고 보면 된다. 시원하고 맑은 계곡 물을 따라 다리를 건너고 또 다시 돌아오고 좌우로 왔다갔다(?) 하면서 올라간다. 상원1교, 상원2교, 총 몇 개였더라. 어느 순간 다리가 마무리되면 계단을 타고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국립공원이라 관리를 하는 건지 흥미로웠던 건 조경과(?)로 추정되는 직원 분들을 산행 중간마다 본 점. 분명 길이 나있는데 막혀있는 구간을 들여다보면, 생태 관찰을 하는 건지 따로 분리된 서식지도 있었다. 그리고 뭔가 다른 산에서 보지 못했던 특이한 꽃과 풀들이 많았던 것 같다. 시기가 더 따뜻해져 점차 초여름을 향해 가고 있기 때문일까. 아님 여기라서일까, 잘 모르겠다.

 


혼자 곤충박사 파브르마냥 이거저거 다 찍었던 것 같은데 집에 와서 보니 이게 뭔가 싶은 사진들이 꽤 있다. (...) 국립공원 직원 분들에게도 이곳이 산은 산인지 상당히 헉헉대면서 올라가시더라는. 나는 다 드라마 지리산의 주지훈, 전지현 같을 줄 알았지. ^^

 

 

상원사

상원사 앞에는 큰 종이 있다. 직접 종을 울려볼 수 있고, 세 번 치면 소원이 어쩌고란 말에 친구가 또 웅장하게 두드린다. 난? 난 뭐 따로 소원이 없어. 그냥 모두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엄청 순한 진돗개가 2마리 있다. 절간 개들은 항상 보면 참 차분하고 점잖다. 그래서 좋아. 아 가끔 우렁차게 짖을 때가 있는데, 스님들 수양하시는 곳으로 갈 때이다. 내 이상형 절간 진돗개.

남대봉
남대봉에 도착. 생각보다 대단하지 않다, 약간 용마산이나 구룡산 정상 같기도 하고. 경비소마냥 국립공원 관리소도 있다. 그 앞에선 넓은 돗자리에 아줌마 아저씨들 술판이다. 직원들이 지나가든 말든이다. 대단한 코리안이야.

 


뻥 뚫린 배경에의 봉우리라 함은 하산길에 있는 전망대다. 철제 데크 위로 벤치도 있고 정상처럼 사방이 뚫린 곳이라 바람이 엄청나게 분다. 그래도 탁 트인 시야는 지친 이들에게 귀한 잠깐의 휴식이다.

 

전망대 이후부터가 지옥길(...)의 시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가파르고 좁고, 흔들리는 돌이 잔뜩 쌓인 길이다. 폴이 없다면 정말 다음날 드러누울 각오 해야 한다. 그렇다. 치악산은 ※ 트래킹 폴 필수 지참 ※ 이다. 흔들리는 돌밭에서 손잡이도 없는 구간이 꽤 되기 때문에 트래킹 폴에 하중을 의지해야 한다. 오늘 처음 (...) 등산하는 친구에겐 당연 폴이 없어 내 것을 나누어 외폴로 내려왔다. 아마 없었다면 가녀린 내 친구의 다리는 아작 났을 것으로 예상.

 



영원산성
내려오다 보면 조금씩 돌이 쌓여있는 성곽이 보인다. 이전에는 그 성곽에의 돌을 밟고 하산했나보다. 지금은 성곽 보존을 이유로 막혀 있고 그 옆 나무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경사는 꽤 있는 편이라 무릎에 자극(...) 가는 것을 느끼며 불안 속에 하산한다. 대체 이럴 거면 왜 자꾸 산에 오는 거니 나레기야.

 

ㅋㅋㅋㅋㅋ 할머니 아니고 친구...

 

영원사
성곽을 쭉 따라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영원사에 도착했다. 영원사를 지나서부터는 사실상 마무리나 마찬가지다. 국립공원을 나가는 길인 셈. 그 때부턴 포장도로를 따라 걸었다. 도시락을 먹지 않고 내려와서 그런지 진이 빠졌다. 나 밥 없으면 죽는다구. 그래도 어찌저찌 붙은 정신으로 주차장 근처 식당에 전화. 다행히 사장님이 친절하게 받으신다. 전화로 대충 메뉴를 물어보고 가겠다고 말하고 다시 또 걸었다.

중간에 밥 짓는 냄새, 고기 굽는 냄새가 나서 살펴보니 공원 외곽에 캠핑장이 있다. 금대에코캠핑장? 검색해보니 따로 사이트가 뜨진 않는데 공공에서 관리하는 곳인가. 쾌적하고 넓다.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보였다. 나도 밥 먹을거에요...

 

맛있게 잘 먹었어효


딱히 경쟁이라 할 만한 식당은 없고, 산장이라고 붙어있는 큰 계곡 식당이 있다. 계곡 식당 주 메뉴는 당연 백숙. 우리는 둘인지라 백숙은 시간도, 소화시키기에도 무거워 다른 곳으로 갔다.

 

※ 산모퉁이 ※

구글 지도가 없고 네이버 지도가 있다.다행히 이 곳에선 생삼겹살을 판다고 하여. 사장님이 직접 키우신 잎채소도 내오시고, 불판에 밥까지 야무지게 비벼 먹었더니 배가 찢어진다.  하지만 옆 테이블을 보니 그럼에도 역시, 백숙이 맛도리인 것 같아서 추천. 

 

https://naver.me/FRDhHYI8

 

산모퉁이 :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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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lace.naver.com

 

 

시간 맞춰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에 탔다. 서울 와서 집에 오니 이래 저래 벌써 7시가 넘었다. 그래도 강원도로 간 덕에 금방 마무리했다. 이렇게 치악산도 완주. 여름이 오긴 하나보다. 당분간 산은 거리두기다. 또 땡볕 더위가 오기 전까지 재미있는 다른 시간을 보내야지. 5월은 가정의 달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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