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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Travel 1/국내

[전북 진안] 마이산 부부 국립공원 등산

by ryootoori 2023.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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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퇴근하고 저녁에 여의도를 뛰는데 어둠 속에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걸 봤다. 이번 주 해 뜨는 아침에 출근하면서 본 회사 근처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슬슬 버스 타고 등산 다니기가 귀찮아 지려나 싶었는데, 또 막상 작게 피어나는 봉우리에 다시 또 의욕이 샘솟는다. 역시 따뜻하고 다채로운 색상은 최고시다.

이전에 밈이며 짤로 꽃과 절경을 찍기 시작하면 부모님이라면서 나이 듦을 얘기하던데. 내가 나이가 든 건 모르겠지만, 원체 단조로운 일상에 다채롭고 또 웅장한 모습이면 기록에 남길만 하다. 심지어 등산은, 돈도 안드는데 멋진 풍경을 제공하니 을매나 좋게요.

 



이번 산행도 #알레버스와 함께 했다. 가보고 싶은 산은 많은데, 함께 갈 동행과 일정을 맞추다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일정이 정해지면 또 그 안에서 인기 있는 산 (만만한 산) 아무래도 경쟁률이 치열하니까. 4월 첫 주엔 홈페이지 개편이 있어서 3월 말 신청은 받지 않는다. 다행히 개편 전에 한 번 더 다녀올 수 있어서 만족.

이번 목적지는 전라북도 진안에 있는 마이산 (마니산과 헷갈려 하더군요) 국립공원이다. 똑같이 사당역 1번 출구에서 7시 15분 경에 출발했다. 새벽 출발답게 앉자마자 의자를 젖히고 깊은 수면에 들었다. 중간에 휴게소를 한 번 들르고, 한시간 정도를 더 이어서 가니 어느새 공원 매표소에 도착. 이 때 시간이 약 오전 10시였다.


마이산은 나의(my) 산이란 뜻은 아니고 (? 장난하냐고)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마이산이다. 두 개 산을 한 번에 보기엔 아무래도 거리감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산을 오르면서 나머지 봉우리를 바라본다면 분명 말, 또는 강아지의 귀처럼 생긴 건 분명하다.

마이산 국립공원은 봉우리 2개가 나란히 있어, '부부' 국립공원이라고 쓰여진 장승이 초입에 있다. 그래서 마이산의 정상 봉우리 이름은 암마이봉, 숫마이봉이다. 마이봉으로 올라가는 길목은 가파른 편이다. 다만 국립공원 특성상 경사에 접어들기 전까지 산책로가 또 볼 것이 많고 널찍하니 주변에서 나들이 오기 좋은 곳임은 분명하다.



오늘의 산행 코스는 5시간 정도를 목표로 짜여진 루트라,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한 후 직진하지 않는다. 바로 옆 이게 무슨 공터인가 싶은 곳으로 향한다. 대부분 국립공원 방문객은 매표소에서 직진 후 탑사를 향해 걸어간다. 그러나 해당 루트는 실제 탑사 구경 이후 봉우리까지 가는데 지루할 수 있다. 등산이란게 무작정 오르기만 하는 것보다는 오르락 내리락 경치도 보면서 땀 내고 식히고 하는게 재미 아닌가.

아 매표소는 카드는 받지 않는다. 다행히 계좌 이체는 가능하다. 성인 1인 기준 4천원.

코스를 요약하자면, 고금당 ~ 비룡대 ~ 성황당 ~ 마이산 돌탑 방향으로 해서 탑사로 나온다. 탑사를 좀 구경하다가 그 옆 은수사를 향해 언덕을 다시 오르면 다시 산행로에 진입한다. 거기서부턴 어려울 게 없다. 무작정 오르면 된다. 계단도 오르고, 암릉 구간도 발을 디뎌 오른다. (내려올 땐 계단이니 걱정말 것)


날씨가 정말 좋았다. 여기저기 성격 급한 꽃이 듬성 듬성 피어나고 있었다. 어쩌다보니 알레를 탈 때면 날씨가 정말 좋구나. (아 우천 취소 한 번 있었지) 가는 길이 전혀 험준하지 않고 서울의 둘레길 같은 지라 이리저리 주변을 보면서 천천히 거닐었다. 이번 산행에 함께한 친구는 내가 하도 싸돌아다니니 한 번 나도 데려가라 해서 함께 했다. 산행만 처음이지 나보다 훨씬 오랜 기간 운동을 한 친구여서 그런지 가볍게 따라왔다. 친구도 이래저래 주변을 둘러보며 즐겁게 따라와줘서 같이 즐거웠다. (물론 표정으로 잘 드러내지는 못한 양철나무꾼)


어느 정도 오르내리다가 이쯤에 뭔가 마무리 될 때가 싶은데... 하는 구간에서 내려가는 데크가 등장했다. 쭉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탑사가 등장한다. 어어? 등산 끝났나 싶겠지만은 아직 정상에 오르지 않았음을. 탑사 옆으로 재미있는 지형이 보인다. 타포니 지형. 급경사면 군데 군데 움푹 파인 굴이 보이는 지형이다. 보통은 바위 겉면에 풍화가 있지만, 내부에서 풍화가 시작되서 밖을 밀어내면서 생기는 모양새다.


또 그 사이사이로 크고 작은 불상이 보인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본 수 많은 성당이 지면에서부터 더 높이 쌓아올린다면, 우리나라 산을 다니면서 느끼는 크고 작은 돌탑과 불상은 이미 있는 자연 안에서 작게나마 남긴 흔적이 쌓여 만들어진다.

거대한 돌탑도 여기저기 많은데 아무래도 위험을 감안하여 주변에 울타리가 쳐져 있다. 사람이 많아도 잘 구경하고 흩어지니 거슬릴 건 없다. 이 주변에도 과일청차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매점, 그리고 특유의 굿즈샵(...)이 있다. 식당은 좀 더 나가서 입구에 몰려 있고.


탑사를 구경하고 그 옆 언덕을 따라 은수사로 향했다. 은수사 뒤로 이어진 나무 계단을 쭉 오르면서 암마이봉을 향한다. 계단 끝에서 정상 봉우리로 갈지, 지오 트레일을 할 지 결정할 수 있는데. 봉우리는 왕복 1시간 이내 (빠르면 30~40분), 지오 트레일은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니 편한 대로 선택하길. 우리는 시간상 정상을 택했다.


계단을 조금 오르고 나면 정상까지는 돌 구간이다. 암릉 구간이 있다고 해서, 이번엔 트래킹화보다 밑창 접지만 믿고 부츠를 택했다. 오? 생각보다 좋아. 안미끄러져. 물기가 있는 구간에도 잘 디디면서 올라갔다. 다만 첼시 부츠 형태라 발목을 잡아주진 않아서 아쉽지만. 이런 식으로 장비를 추가할 순 없어 (....)


정상은 정상이다. 생각보다 주변 경관이 뭐가 없네 싶다면 정상 비석 뒤로 작게 '전망대'라는 표지판이 있을 것이다. 그 쪽에서 보는 경관이 훨씬 아름다우니, 혹시 정상 뷰로 조금 쉬고 싶다면 전망대 쪽으로 향하시길.


※ 식사


지난 번 내변산 때 바리바리 다금바리 도시락을 싸왔다가 무겁기도 하고, 또 식당가에서 밥을 한 끼니 더 먹었던 기억을 상기하며. 이번엔 간식만 싸왔다. 역시나 식당가가 있다. 등갈비와 산채 비빔밥 구성으로 정식 세트를 팔고 있다. 막걸리도 당연 있고. 주말이라 모든 식당이 성황이다. 사실 어느 집이나 맛은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등산 후에 밥집인데 뭔들.

사실 이번 산행에서는 와... 날이 풀려서 그런건가. 여기 저기 돗자리에 막걸리 잔치가 따로 없다. 등산복을 입고 오셔선 일단 돗자리부터 깔고 먹고 마셔 제끼는 이들이 가득하다. 산행도 빠르게 끝내시고 주차장 고속버스 옆으로 테이블에 의자까지 펼쳐서 간이 식당을 차리는 분도 처음 봤다. 국립 공원 안에서는 취사가 안되니까 주차장에서 하는 건가? 옆에서 불만 안썼지 이미 주방이 있는 식당이나 다름없다. 그래, 이것은 자연 속 포차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 노는 거엔 어디에도 비할 데 없다.


초가정담

 

https://goo.gl/maps/oB25o5jsSg8bK3o47

 

초가정담 ·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213

전라북도 진안군 마령면 마이산남로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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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정식 세트 3만원.  산채비빔밥 가격 생각하면 낫배드. 서비스처럼 갈비 몇 점이 얹어진 한 접시가 같이 나온다. 워낙 나물이 다양하게 나와서 아쉬움 없이 만족스럽게 식사했다. 이빨 치료만 아니면 막걸리도 한 병했을텐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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