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산 - 구룡산 연계 산행을 했다. 지인이 가볍게 가기 좋은 코스라 하여 다녀왔다. 둘레길 코스기 때문에 사실상 산행이라기보다, 가까운 동네였다면 쉬엄쉬엄 갈만한 코스다. 트레일 러닝하기 딱 좋은 구간이다. 약간의 경사도 있고, 암릉 구간은 거의 없고 그만큼 사람도 북적이지 않고. 워낙 잘 다져진 흙길이라 그런지, 맨발로 걸으시는 분이 꽤나 많았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는 분도 정말 많고.
가벼운 산행이라 사놓고 염불 외던 킨 keen 타기 부츠도 꺼냈다. 이거 더 더워지기 전에 빨리 신어야지... 안 그러면 또 갖다 팔아버릴 나를 생각하면서. 사이즈가 30부터 나와서 울며 겨자먹기로 1업해서 샀는데, 일반 양말엔 좀 크지만 등산 양말엔 나쁘지 않다. 실제로 트래킹하면서 느끼기엔 하산하면서 발이 움직일 때 흔들리지 않고 딱 적당한 것 같기도. 발가락 부근이나 발목의 움직임에도 유연하게 접히는 편이다. 뒤늦게 봄에 사버렸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잘 신어보겠습니다.
코스
지하철 역으로 치자면 수서역에서 출발해서, 양재역 근방으로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수서역에서 대모산 진입 후 대모산 정상을 찍고 쭉 이어지는 구간으로 둘레길을 걷다 보면, 구룡산 정상에 금방 도착한다. 그리고 이어 하산하면 된다. 고도가 300m 미만이기 때문에 등/하산의 느낌은 없을 것이다. 그저 능선을 따라 걷는 느낌. 물론 전날 술을 마신 친구는 황야의 마녀와 같았다.
시작은 3호선, 수인분당선 (노란색) 수서역이다. 이 곳을 종착지로 잡을 수도 있겠지만, 보통은 나왔을 때 먹거리(최소 주전부리)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양재천 일대로 맛집과 카페가 정말 많다. 이 곳을 목적지로 찍고 출발.
집에서 가려니 생각보다 금방 이동했다. 3호선 하행선은 주말에 교대 이후로 사람이 많이 없었다. 대부분 주말엔 큰 산을 가서 그런가보다. 아니면 굳이 서울에서 수서 방향으로 갈 일이 없다거나. 수서역 6번 출구로 나와서 좀만 직진하면 이렇게 서울 둘레길 스탬프와 지도판, 그리고 데크 계단이 보인다.
중간에 전파가 잘 안터졌지만, GPS는 잘 터진다. 갈림길이 나와서 헷갈린다면 내가 지금 '대모-구룡 연계 산행'을 하고 있다. 뭐가 되든 난 양재 근방으로 나가면 된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곳곳에 꽃이 피는 구간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눈에 가려져있던 낙엽이 그대로였다. 문득, 이 낙엽은 어떻게 될까? 계속 밟아서 흙이 되나. 아니면 둘레길이니까 청소를 하시나.. 어차피 사람들의 발에 밟혀 길목은 드러날테니까? 모르겠다.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과 낙엽을 보면서 걸었다. 미세먼지 나쁨이라고 했는데, 거기에 흙길까지 걸으니 뭐 하하. 부츠 신고 와서 다행.
먼지에 좀 가리긴 했지만, 맑은 날이면 저 멀리 잠실 롯데타워까지 잘 보인다. 아파트공화국 한국, 강남 개포 일대 재개발로 또 미친듯이 아파트가 생기누나. 을매나 비쌀꼬. 재미없다, 어차피 비싸게 지어서 천년만년 재개발 기다릴 거라면 좀 더 재미있게 지음 안되나. 몇 개 건설사로 울궈먹어서 그런건가. 갖지는 못해도 등산하면서 보기에 재밌기라도 하면 얼마나 좋아.
말미에는 낙엽에 길이 사라져 사실 제대로 찾지 못했다. 앞서 가시던 아저씨가 사라진 것이다. 아니 날아가셨어요? 잠깐 한눈 판 사이에 사라지셔서 우리도 당황. 얼레벌레 여기야? 아니야 곰 나올 것 같아(?)라며 약간 헤매기도 하고. 친구와 소리를 지르며 내려갔다. (괜히 조난당한 척) 결국 내려와서도 출입구간을 찾지 못했다.
근데 상관 없다. 어느 시점이 되면 그냥 도로가 보인다. 아! 분명 여기로 내려가면 될 것 같은데 ... 하는 구간이다. 양재 일대가 워낙 산 바로 옆으로 도로라, 설마 차도로 떨어지나? 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아마 내려와 도로에서 위치를 찍어보면 KOICA 글로벌인재교육원(서울) 부근이다. 식사와 간단한 후식은 그 근방 양재천 거리에서 하기로 했다.
https://goo.gl/maps/NRNDaqZyzQNqihjy6
양재천 거리 맛집
양재 쪽은 사실 올 일이 없다. 전반적인 가격대가 비싸기도 하고, 대중교통으로 오기 난해해서 (걸어가기도 애매) 대부분 차로 와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래서 연령대가 있는 분들, 가족이나 데이트 코스 맛집이 많은 것 같다. 이 쪽은 도장을 깨본 적이 없으니 이번 트래킹을 이유로 요래조래 둘러보기로 했다.
내려와서 걸어갈까하다가 주말이기도 하고, 근방에 맛집이 잔뜩인 관계로 목적지를 정해 버스를 탔다. 나오자마자 '코트라' 버스 정류장이 있다. 뭐 여기 말고도 많구요. 먼저, 우리가 향한 곳은 따뜻한 전골집.
이북손만두 담온
https://goo.gl/maps/z4Z5gL6sfkwsEtNy8
생긴지 얼마 안된 집같다. 메뉴도 맛도 깔끔. 가격은 다소 비싼 편이었지만, 강남구임을 잊지 말자. 메뉴가 꽤나 많다. 온면도 있고, 냉면도 있고, 두부전골, 만두전골, 수육... 트래킹하기도 했고 브레이크 타임 전이라 그런 건지, 젊은 여자애들이 와서 그런 건지 사장님이 워낙 만두 전골 추천하셔서 그대로 go. 이쁘게도 담아주셨다. 거지꼴을 하고 왔는데 그래도 사진 찍어 SNS 올릴 애들로 보였나봐. (올림)
앨리스 프로젝트
https://goo.gl/maps/F5FGtrA8VoG1PYCKA
소화도 시킬 겸 걷자며 양재천 거리로 향했다. 이 곳이 유명한가벼하고 다음 행선지로 찍고 가보니, 10~15분 정도 거리에 있었다. 생긴 건 와인바처럼 생겼는데 카페/베이커리다. 파인 베이커리 느낌이랄까. 케이크 1조각에 각 음료 1잔씩 해서 조용히 시간 보내기 딱이다.
유학파(?) 파티셰가 만드는 디저트라 그런지 가격은 비쌌지만, 홈메이드처럼 편안한 맛이다. 우리끼리 포장해서 먹으려고 1조각 샀다가, 집에 가져갈 목적으로 추가 구매했다. 케이크 포함 디저트 메뉴는 시즌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케이크 1조각 가격은 8천원 정도.
크레미엘 파티셰리
https://goo.gl/maps/keHUSot4Kc7moJ6u6
사브르 커트러리 만드는 곳에서 운영하는 곳이라고 한다. 프랑스 파티셰와 직원이 함께 하고 있고(한국말 매우 잘하심), 분위기가 쁘띹해서 그런지 여성 고객님들 바그르바그르. 빵순이들이라면 환장할 곳으로 보인다. 크로아상이 유명하지만, 그 외 페스츄리 종류 빵이 정말 다양하다. 바삭하면서도 또 기름진 빠다맛이 아주 좋다. 커피랑 함께 먹으면 극락이올시다. 가게 다른 한 켠으론 커트러리가 DP되어 있고 구매도 가능해서 함께 보러 오는 듯하다.
이런 알록달록한 재질은 일반 식사보다는 디저트나 모닝 토스트를 함께하는 브런치 등에 아주 잘 어울린다. 한 끼에도 재미있는 게 함께하면 더 맛도리니까. 한 두개 세트 정도는 곁들이면 최고심.
어쩌다보니 바리바리 싸들고 양재천 앞에 자리잡았다. 비둘기와 날파리, 그리고 미세먼지까지 합세한 환장의 환경이었지만 또 사람들 산책하는 모습, 애들 뛰노는 모습 보면서 친구들이랑 쓸데없는 얘기하다보니 시간 뚝딱. 그렇게 또 휴일이 하루 가고 있었다. 나 출근, 나 출근 나 또 출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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