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산. 막상 검색해서 가려하면 불암산, 북한산, 관악산, ... 힘들다. 시작과 함께 등산 그대로 포기한다해도 놀랍지 않음. 아무것도 모르고 등산화 없이 러닝화라도 신고왔다간 암릉 구간에 두 번 놀라고 고개를 돌리게 된다. 그럴 때면 무작정 등산보다 가벼운 트래킹을 추천한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그 동안 이곳저곳 도시 곳곳에 근린 시설이 잘 정비되었다. 한강 공원으로 들어가는 나들목 뿐만 아니라 둘레길도 참 잘 되어 있다.
여기저기 꽃이 펴서 지난 주에는 버스 없이 서울 안에서 찾아보았다. 연계산행이 난이도도 낮고, 또 시내로 내려오는 코스로 오후 시간 보내기도 편해서 찾아보니 아차산이 뜬다. 대개 아차산으로 출발해서 용마산으로 내려오는 포스트가 많은데, 7호선 한 방에 가려니 용마산이 편해서 용마산으로 결정. > [출발] 7호선 용마산 2번 출구
둘 다 주말이랍시고 어영부영 집에서 느리빼다가 도착해보니 벌써 정오가 넘었다. 그래도 뭐 어 때 어차피 2~3시간 코스라 하여 산보느낌으로다가 가자고 했다. 출구를 나오면 그대로 직진한다. 잠깐 걷고 나면 아파트 단지와 김밥집이 보인다. 등산객이 많아서인지 김밥집이 있구나. (막상 김밥을 먹으면서 가보니 약간 부끄러운 수준의 난이도이긴 했다.)
https://goo.gl/maps/eTw6e4Z1XbBzu1oi8
김밥집 (또는 바로 옆 돈까스집) 앞으로 아파트 단지가 보일텐데, '용마폭포공원'이라는 표지판을 찾아가면 된다. 걷다 보니 중랑구에서 만든 건지 거대한 클라이밍 암벽이 보인다. 날도 좋고 주말이라 사람들이 열심히 오르고 있다. 아웃도어 액티비티 참 멋지다. 야외인 걸로 보아 개인 취미로 옷부터 장비까지 다 셋업하신 분들 같았다. 멋지다.
무튼간에 암벽을 뒤로 지고 보이는 언덕배기를 따라 오르면 된다. 방향이 갈라지는 길목을 만날 수도 있겠지만 그냥 올라가는 방향을 선택하면 된다. 여기저기 개나리, 매화, 벚꽃 골고루 폈다. 내리쬐는 햇빛에 이제 막 펴서 그런지 아직 푸르른 이파리는 듬성하다. 용마산의 좋은 점은 올라가는 내내 등 뒤로 보이는서울 도심이다. 큰 산이 아닌 덕에 오르면서 계속 뷰를 함께할 수 있다. 또 둘레길 난이도라 그런지 데크 계단이 잘 되어 있어서 천천히 오르면서 구경하기 딱 좋다.
한창 해가 높이 있는 시간대이기도 해서 그런지 선글라스 끼고 오르다보니 살갗이 타는게 느껴졌다. 까만 피부가 딱히 잘 어울리는 얼굴상은 아니지만 애매한 톤보단 아예 태워버리는게 났겠다고도 생각한다. 선크림을 더 바르면서 쭉 올라갔다. 땀이 삐질삐질 난다.
데크 계단, 잠깐의 중턱, 돌인지 길인지 알게 뭐야싶은 구간을 잠깐 지나 또 다시 계단. 그리고 산을 따라 데크를 걷다보면 금새 용마산 정상비석이 등장한다. 벌써 용마산 정상에 도착했다. 그대로 직진하면 아차산으로 향한다.
마지막 정상에 다다르는 길에 아이스박스를 지게에 이고 내려오는 아저씨를 만났다. 원래 노상 판매는 금지라곤 하나 또 알게 뭐람. 이렇게 내리죄는 햇볓에는 얼음물만큼 또 급히 생각나는게 없다. 탄산, 생수, 막대 아이스크림, 오미자차에 막걸리, 캔맥주. 어쩜 딱 생각나는 것만 이고 올라오셨는지. 용마산에선 없어서 못 먹었는데 아차산에선 결국 시원한 얼음물을 하나 샀다. 가격은 2배였지만 아무렴 어때.
아차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아차산 정상'이라고 쓰여있진 않다. 용마산에서 바라볼 때 저 멀리 뭔가 평평하니, 공원인지 능인지 모르겠는 선이 보인다. '보루'라고 표지판에 쓰여있을 것이다. 그 곳을 향해 가면 된다. 그렇다, 아차산 정상비는 그 평평한 능선 중간 즈음에 있다. 비석이라는 말이 맞는지는 모르겠다만.
쭉 걸으면서 느끼기를 워낙 지형이 깔끔하면서도 또 오르내리는 구간이 잘 분배되있어서 그런지 트레일 러닝하는 분들이 꽤 많았다. 시즌이 시즌인지라 꽃구경 온 분들이 많아 혼잡 구간(?)이 좀 있긴 하겠지만 코스는 좋다. 속도를 내서 질주하지 않는다면, 천천히 산길을 따라 뛰기 좋아 보인다. 오후가 제일 적절하려나? 야간 등을 따로 본 것 같진 않은데, 잘 모르겠다.
아차산 정상비를 지나면 잠깐의 암릉존(?구간이라고 하기엔 너무 짧다. 그냥 zone.. 수준)이 있고, 그 다음부턴 마치 둘레길 오르는 코스겠구나 싶은 하산길이다. 쭉 따라 내려가면 야외 공연장도 있고, 흙먼지를 털어낼 에어 펌프도 있다. 모래 속에 고생한 신발과 바지를 털어주고 가벼운 마음으로 공원을 나섰다.
공원을 나서고 나니 보이는 주택가, 골목 사이사이로 식당이 좀 있다. 리모델링한 건지, 새로 연 건지 정갈한 분위기 식당이 꽤 많아서 가벼운 산행 뒤에 배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냉면, 손두부, 족발, 곤드레솥밥,... 다양하다. 주로 산 밑에 있는 메뉴들이어서 약간 웃기기도. 여기 서울 한복판인데요.
태천면옥
https://goo.gl/maps/7gYaXQD9hq8qbVxv7
늦은 점심 겸 저녁은 태천면옥에서 평냉과 만두. 그리고 냉제육 반접시. 배부르게도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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