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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 장갑, 등산화 꼭 챙겨야 하는 불암산

ryootoori 2023. 2. 26.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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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거주민으로서 한강 건너는 것보다 더 큰 맘먹고 가는 것이 한강 따라 동서로 움직일 때다. 노원구...까지 가는 길은 내게 이 모든 것을 다 아우르는 대여정이다. 다행히 7호선 타고 쭉 가면 되지만, 주말 아침에는 여기저기 외출하는 사람들로 처음부터 앉아갈 수가 없다.

 

가는 길

불암산은 서울의 끝... 은 아니지만 가생이에 있는 건 맞다. 4호선 상계역에 내린다. 나는 7호선을 타고 쭉 올라갔는데, 사실 4호선도 상행선은 대부분 한산하다. 간혹 특정 지점에서 많이 타시긴 하는데 어차피 오래 갈 거 사이드에 있는 칸을 탄다면 되지 않겠는가. 아무튼 상계역 3번 출구로 나왔다. 뭐 출구야 어디로 가든 불암산 방향으로 나오면 된다. 대로럴 건너서 가기 때문에 딱히.

불암산에도 여러 코스가 있는 것 같은데 (뭐 산은 360도 어느 방향으로 올라가고 내려오는 것이니) 보통 4번 코스를 많이 가는 듯싶다. 우린 좀 쉬엄쉬엄 가자는 마음으로 5번 코스를 골랐다. (이후 이 길은 뭐지? 하고 4번 코스로 내려옴) 대로를 건너서 아파트 단지를 향해 한 블럭 정도 걸으면 학교에 직진 통행이 막힐 것이다. 본인이 가다보니 고등학교에 위치하고 있다면 재현 중학교 방향으로 걸으면 된다. 곧 등산로 입구를 가리키는 표지판이 등장하기도 하고, 사실상 이쯤 되면 누가 봐도 산 가는 사람들이 보일테니 따라가면 된다. 배산임수(...)를 따져서 그런가. 어지간한 교가에는 다 산의 정기를 받는다는 구절이 들어가는 것 같다. 그렇다. 어지간한 산을 가는 길에는 근처에 학교가 있다.

 

불암산 요약 ^^


처음에는 둘레길처럼 나무 사이 흙길을 따라 걷는다. 그러다 작은 바위 사이사이를 밟고 올라가는 구간이 시작된다. 그리고 보이는 계단! 관악산이랑 상당히 패턴이 비슷하다. 중간에 어 뭐지? 싶은 잠깐의 중턱, 벤치가 있을 것이다. 사실상 그 때부터 본격적인 등산의 시작이다. 뭐 없다. 말 그대로 오르기만 하면 된다. 끊임없는 계단 지옥을 타고 간다. 그래도 다행인 건 불암산의 계단은 생각보다 턱이 낮아서 나같이 키가 작은 사람도 허벅지에 큰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오대산을 생각하면....

그렇게 오르다 보면 경치가 보인다. 암산이라 그런지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지지 않아 풍경이 바로 보이는 편이다. 서울 뷰가 뭐 있겠냐마는 그래도 또 윗 공기는 다르다. 돌산을 오를 때 장갑과 등산화가 빛을 발한다. 

 

노원구 아파트뷰 아파트공화국이다

 


필수 준비물


등산화, 장갑! 없다면 그냥 이 곳에 기웃거릴 생각일랑 마라. 물론 갈 수 있다. 그치만 내 발목, 내 도가니, 내 머리, 내 손바닥에 너무 실례이지 않은가. 등산할 때 가벼운 운동화를 신으면 올라갈 때 가볍게 올라간다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등산이 있으면 하산이 있는 법. 가벼운 운동화는 하산시 내 도가니에 독 그 자체다. 중력의 힘에 따라 한 발 한 발 아래로 걸음을 내리 찍을 때마다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동시에 내 머리가 생각하는 내 무게와 ^^ 실제 하중은 꽤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돌이 많은 지형에선 한 걸음 한 걸음이 평지처럼 원활하지 않다. 미끄러지기라도 하는 순간 대가리 깨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여길 등산화랑 장갑없이 어떻게 갈건데


특히 매끄러운 돌을 밟을 땐 러버 재질이 있는 등산화가 미끄러짐을 방지해주고, 장갑은 말해 뭐해. 사실상 기어서 올라가는 식이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물론 맨손으로도 세상이 무너지진 않는다. 다만 절대 손을 안 쓸 일이 없으니 그냥 말 들어요...

 



정상에 오르기 직전에 무슨 천막 포차도 있다. 따뜻한 국물 파는 곳인가본데, 내가 오른 날에는 아무도 없었다. (후에 하산하는 길에 이유를 알게 됨) 막상 올라가보니 다들 사진 찍고 있다. 재밌는 것은 나이가 들어도 으스대는 사람의 성향은 그대로인 건지. 위험한데도 산은 이래 오르는 거다 하면서 뛰어 다니시다 넘어질 뻔한 어르신도 계셨다. 왜 그러는 건데 도대체.

정상봉 위로 리얼 암벽 등반이나 다름 없는 바위가 있다. 그 위로 올라가면 태극기와 함께 사진 찍을 수 있는데 올라가려다가 말았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다칠 듯하여 포기.

하산하는 길을 둘러보니 아 이 코스가 4코스인가 보다. 사람이 많다. 그리고 느닷...은 아니고 널찍한 평상이 있다. 뭐지 낮은 산이라서 들고올 수 있는 건가. 밧줄타고 올라온 건가. 한사랑 산악회 어르신들이 잔치상을 벌였다. 전국 도시락 자랑.

 

여기저기 앉는 곳이 명당이다


우리도 옆에 앉아 샌드위치와 핫초코를 먹었다. 미세먼지도 그렇고 바람이 차서 머리는 다소 아팠지만 뭐 그래도 후련.

사실 4코스로 내려오면서 이 길이 맞나, 왜 이렇게 힘든건가 했는데. 그래서 4코스로 오르는 게 인기있나보다. 생각보다 둘레길처럼 내려가는 식이고, 내려갈 때야 미끄럽다고 느끼지만 올라올 때라면 꽤나 동선이 다양해서 재미있는 액티비티였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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