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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 알레 Alle 버스, 서해 바다가 보이는 내변산

ryootoori 2023. 3. 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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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부안에 있는 내변산 국립공원에 다녀왔다. 예, 변산반도의 그 변산 맞습니다. 높이 459m, 생각보다 높지 않다. 다만 어느 정상이나 그렇듯 막판 오르막길을 가는 것은 내게 황야의 마녀를 체험하게 할 뿐이다. (나... 심장이 아픈 것 같다고 친구에게 몇 번을 말함)

 

싀앙 나 힘들어 디져요 진짜

 

서울에 사는 나로선 서울 안에도 워낙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산이 많지만, 또 고속도로 타고 외곽으로 나가서 등산을 하는 것도 짧은 여행이다. 산을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공통 기준은 이동수단이다. 지난 번 지옥의 고속도로 운전과 오대산을 체험한 이후 남쪽으로 등산을 가겠다면 무조건 버스를 타는 것이 답임을 깨달았다. 

 

대충 찾아보니 다음 카페 등에서 고수님덜(...)과 함께 가는 법이 대표적이다. 클래식답게 댓글 달아서 입금하고 가는 식이며 뭐 항상 가시는 분덜이다 보니 예약 마감도 꽤나 느슨하다. 또는 카페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소규모 커뮤니티 안에서 크루를 구성하기도 한다. 자주 간다면 뭐 페이스가 맞는 일행도 생길테고, 또 그 안에서 새로 꾸릴 수도 있고... 테니스, 배드민턴, 러닝 어떤 스포츠 여가든 다 비슷하지 않겠는가. 산을 가기 위한 것이니 방법은 알아서 고르면 되시겠다

 

난, 으르신들 가는 안내 산악회 버스를 탔다간 또 다른 지옥을 체험할 것을 예상하고 젊은이(...)들이 타는 버스를 찾아 보았다.

 

코시국 이후로 등린이 헬린이 골린이 뭔 어린이가 잔뜩 등장한 덕분에 역시나 유사 서비스가 있었다. 알레(Alle) 버스! 정시 티케팅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가격도 조금 비쌌지만 내가 원하는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기차타고 당일 여행 다녔던 시절 생각하면 훨씬 더 합리적이다.

 

웰컴 키트 귀엽잖아

 

예약하기

일정 click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잘 이용하고 있어서 팔로우한다면 피드로 알 수도 있지만 난 그냥 미리 스케줄을 보고 예약을 기다리는 편이다. 평일이 하루 있고, 금요일 밤에 출발해서 일출 산행도 있고, 대개 주말 일정이다. 그래서 나같은 직장인에게 딱이올시다. 국립공원처럼 길이 잘 닦여있는 곳이 주 목적지다. 그래 전국 국립공원만 꾸준히 찍어도 시간 금방인 걸.

 

지금은 대부분 서울 (사당역) 출발이다. 곧 경기권 루트도 증차한다고 하니 더 많이 알레할 수 있기를. 나 퇴근하고 갈 수 있는 루트도 있다면 금상첨화. 티켓팅? 예약은 산행 일정 약 2주 전에 열린다.

 

Latest 순으로 일정 목록이 뜬다. 클릭하면 예약

 

 예약 click

모바일로/PC 모두 접근 가능한데 생각보다 절차가 간단하다. 보통 예약 오픈이 평일 정오에 하기 때문에 회사에서 점심시간에 예약했다. 목적지에 따라 사실상 현재는 버스가 1대 뿐이라 '여기 좋다'하면 꽤나 예약이 치열해서 미리 알람을 맞췄다. (놓친 적 있음)

예약 좌석제고, 일정 목록에 남은 좌석 수가 뜨니 보고 예약하면 된다. 입금 대기 > 예약 완료 순이고, 24시간 이내 입금이 되지 않으면 자동 취소된다. 확정된 일정이라면 바로 입금합니다.

 

우측 상단 상태 표시 구분이 뜬다

좀 덧붙인다면,

- 우천이 가능한 정도의 강수 예보라면 일정을 그대로 한다. (낙엽이나 비에 젖은 돌은 미끄러우니 좀 더 주의할 것)

- 생각보다 취소표에의 기회가 좋다. 사람들이 일단 예약해놓고 입금을 하지 않는 경우도 꽤 있으니 꼭 가고 싶은 일정이라면 다음날 정오에서 오후 2시 사이를 노려보자.

- 알레 버스 안에서는 취식과 대화가 금지다. 개인적으로 난 이 점을 좋아한다. 왁자지껄한 여행은 왁자지껄하게 가면 된다. 산으로의 휴식을 기대하는 난 이 보장된 조용함(?)이 좋았다. 또 고된 산행 이후에 조용하게 버스 안에서 잠만 잔다면 생각보다 지방 산행도 힘들지 않기 때문이다.

 

탑승 @사당역, 신갈 버스 정류장

사당역 1번 출구로 나오면 고속도로로 빠지는 2차선 길목인데 사실상 2차로는 끊임없는 버스의 행렬이다. 워낙 전문(?) 구간이라 그런지 기사님들 알아서 잘 들어오시고 잘 빠지시고 하신다. 나같은 운전 젬병이 이 길로 들어왔다면 울었을거야.

 

편안하게 잘 자다왔다 좋구나 프리미엄

 

버스 앞단에 'Alle OO산' 이라고 전광판이 있는 버스도 있고, 프리미엄 우등 버스라 눈에 띄긴 한다. 버스가 워낙 In/Out 이 빠르기 때문에 어느 지점에 있는 건 아니고 출발 10분 정도 전부터 찾으면 된다. 버스 자체가 아예 일찍부터 와있진 않기 때문이다. 나도 일찍 도착해서 저 끝까지 가다가 이대로 가면 고속도로를 타겠다 싶은 지점에서 다시 돌아왔다. (...)

 

버스 각 좌석마다 작은 웰컴 키트가 있고 (핫팩과 간식, 안내문) 편히 누웠, 아니 앉았다. 등산 스틱 등이 있기 때문에 백팩은 트렁크에 실는 것이 편하다. 뭐 자리에 둬도 되겠지만 워낙 좌석 수가 작고 넓직해서 그냥 쾌적함을 즐기길 바란다. 출발.

 


 

녹음이 우거지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내변산은 서울에서 3시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전북 부안에 있는 산이다. 변산반도 국립공원에 이어져있다. 내변산의 시그니처는 서해다. 아름다운 서해바다 뷰를 볼 수 있고, 산에 올라가기 전 둘레길처럼 걷는 길목에 이어져 들어온 강줄기가 정말 아름답다. 이전에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갔었는데 (겨울에) 정말 너무 아름다워서, 감탄만 연발했던 기억이 난다. 깨끗한 물은 원래 이 색인가보다 싶을 정도로 날이 좋아서 햇볕에 비친 아름다운 뷰를 볼 수 있었다.

 

서해안 뷰

 

우리는 친절한 알레에서 공유해준 이정표를 따랐다. 이정표에 카카오맵 링크가 연결되어 있어서 (새삼, 알레 너 증말 MZ구나...) 중간 중간 GPS 를 보면서 본인이 맞게 가고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실제로 경로가 깔끔해서 우리는 헤매는 구간 없이 잘 갈 수 있었다.

 

날씨가 장관이었습니다

 

 

내변산은 암산이나 악산에 비하면 암반 코스가 그렇게 많진 않다. 그리고 도립공원에 엮여있는 만큼 코스도 잘 되어 있어서 대부분 데크가 깔려 있고 계단도 잘 되어 있다. 처음이라 갖고 있는 것중에 제일 접지력이 좋은 신발을 챙겼는데, 그렇게까지 필요해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공간이 잘 되어 있다. 따로 조성된 환경(?)이 있는 것은 아니고, 분기점이 되는 구간이 다 넓게 트여 있어서 편히 앉아서 경치도 보고 간식도 챙겨먹을 만하다. 정상은 뭐 사람이 우르르 있을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서 도시락을 싸왔다면 먹을 수 있다.

 

아름다운 우리 강산, 내변산 사진 보고 가세유...

 

012
내변산

 

우리는 스태프 분이 (따로 인솔자는 없고, 그냥 버스 함께 동행해주시는 스태프님) 추천해주신 내소식당으로 갔다. 사실 식당이 있을 줄 모르고 따로 도시락을 싸왔는데(...) 한 끼 더 먹지 뭐. ^^

 

내소사로 아웃하였음

 

점심은 뽕잎밥 정식 @내소식당

와 역시 전라도 밥상이다. 찬이 몇 개가 나오는겨 (사실 남길 걸 생각하면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밥 한 공기를 제대로 뚝딱하면 식곤증이 급격히 밀려온다. 내 몸아 미안하다, 하지만 맛있는 걸.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서 아메리카노 한 잔까지 했더니 정말 최고시다. 턱끝까지 만족이 꽉 찼다. 그렇게 집으로, 서울행 버스에 올라탔다.

 

찬이 몇개여

 

https://goo.gl/maps/xqXUPA9CetWhTZ8S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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