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town
다운타운은 치안 얘기를 미리 많이 들어서 하루 내내 돌아다니진 않았다. (아무래도 주차의 어려움이 워낙이다 보니) 중간마다 반나절로 나누어 돌아다녔는데, 사실상 예약이 가능한 Main point를 꼽아두고 그 주변을 돌아다닌 식이긴 했다.
라라랜드에 나오는 엔젤스 플라이트와 센트럴 마켓은 바로 마주보고 붙어 있다. 아침 일찍 커피 한 잔 할 생각이라면 브래드버리 빌딩을 지나 센트럴 마켓에서 시간을 때우면 된다. 우리도 커피 한 잔과 함께 미술관 오픈 시간을 기다렸다. 센트럴 마켓 안에는 따로 사설 경호가 있어서 위험하지 않지만 그 근방에는 약쟁이가 꽤 되니 주의해야 한다. 이놈의 약쟁이 타령.
Melrose Avenue, The Grove
비벌리 힐스와 웨스트 할리우드 사이에 있는 쇼핑, 엔터테인이 가능한 거리이다. 폴스미스 매장 앞에 내렸다. 그 근방이 유투브나 인플루언서 피드에 자주 올라오는 스퀘어인데, 사실 우리 여행 기간동안에는 도로를 싹 다 뒤집어놓고 공사를 하고 있어서 (...) 제대로 둘러보진 못했다. 주로 소품이나 가구 편집샵, 퍼스널 트레이닝 샵, 브랜드 매장이 위치해 있다.
Organic 매장인 줄 알고 들어갔더니 신분증 (나이) 검사를 하더라. 그래서 왜 신분증 검사를 하는 것이냐고 물었더니 이 곳은 해야 한다는 거다. 우리가 아무래도 아시안이라 워낙 어려보이기도 하니까 그렇겠지만. '미안한데 이 곳이 뭐하는 곳이야?'했더니 웬열, 대마를 파는 곳이었다. 그래서 아 그럼 우린 둘러볼 필요가 없다하고 웃으며 나왔네. 세상 건강해보이는 매장이어서 단백질 셰이크 파는 줄 알았다. (...)
바보같이 숨막히는 게토를 뚫고 걸어간 곳은 더 그로브. 지금 생각해도 어이가 없다. 도보 10분 거리임을 믿고 걸었는데 그 길목이 어찌나 휑하던지. 도보도 넓고 옆에 차도 잘만 지나가는데 인도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얘네는 걷는다는 게 불가한 곳인데 잊었다.
아무튼 더 그로브로 들어가는 순간 갑자기 (치안이) 환해진다. 그 일대가 유대인과 아시안 부자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고 하던데, 맞는 것 같다. 매장은 룰루레몬, Vuori, Gap, Nike, ASOS, Coach 등 주로 패션 매장이 많다. 매장 규모가 꽤 커서 신상품 뿐 아니라 아울렛 상품도 꽤 많다. 아케이드 끝에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이 있어서 쇼핑할 곳으로 적당하다. 코스메틱 기념품도 충분히 살 수 있다.
옆에는 파머스 마켓이라고 해서 광장시장(...)은 아니지만 꽤나 저렴하게 to-go 할 수 있는 음식점이 있다. 도넛과 카페를 파는 곳도 있고. 맛은 아주 달고 짜지만 친구들과 함께 노나먹으며 간식으로 먹기엔 적당하다.
Hollywood
할리우드는 공연을 보러 간다면 모르겠지만 길거리 자체는 차로 쭉 지나가면서 봐도 될 것 같다. 물론 시간은 네온이 들어오는 저녁에. 라라랜드 쳐돌이 친구가 영화에 나오는 곳을 가겠다고 하여 갔으나 불은 다 꺼져있고 앞에서 거지와 약쟁이들이 그대로여서 띠용한 순간 속에 사진을 찍었다. 무엇보다 그 일대는 차가 엄청 막힌다. ... 까지는 할리우드 메인 스트릿에서의 이야기고. 먹을 것이나 클럽을 생각한다면 위쪽으로 간다면 좋다. Open Table 앱 안에 있는 맛집 상당 수도 헐리우드에 꽤 많다. Girls Night Out 하러 온 사람들도 꽤나 많았다. (음식점 서버들도 비주얼이 꽤나 재미있다. 하하)
오픈테이블 앱으로 예약했고,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음식도 맛있다, 디저트까지 풀로 먹을 수 있다. 커플이 가기엔 애매하고 여자들끼리 갈만한 분위기다. 미국식,, 회식,,, 자리,, 왜냐하면 서버들이 다 핫 게이다. 심지어 룩앤필이 워낙 다양해서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Welcome, Ladies 하는 모습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우리 몰골이 누가봐도 읍내 나온 너드 아시안 여자애들이었다. 우리가 이모겠지만 여동생처럼 잘 대해줘서 고마워 캬캬)
The Broad
더 브로드의 예약은 꽤나 빡세다. 한 달에 한 번 열리기 때문이다. 물론 상설 전시는 큰 일 없으면 가능한 듯한데 특별 전시가 관건이다. 더 브로드에서 유명한 건 쿠사마 야요이의 체험형 작품이다. 'Infinity Mirror Room'. 대충 거울의 방이다. 빛의 투영이 별처럼 아름다운데, 그... 한국에 유명한 체험형 박물관 아르떼 뮤지엄?과 비슷했다. 이 빌어먹을 작품을 볼 수 있는 시간은 1분이다. 세 명이면 3분. 사진 찍고 할 시간은 없다. 그럼에도 한 번 볼 수 있다면 추천한다.
혹시라도 예약할 시간이 없다면 괜찮다, 당일 예약의 틈을 뚫는 방법도 있고 그냥 안 보는 방법도 있으니까. 상설 전시 안에 다른 쿠사마 야요이 작품이 있기 때문에 조금 줄을 서더라도 그 작품을 봐도 된다. (전체적인 작품의 맥락이 이어진다. 비슷한 작품이란 뜻)
※ 당일 예약을 뚫는 방법. 이건 이렇게 어렵게 오는 곳인 줄 몰랐다며 난 곧 떠나는데 꼭 보고 싶다...고 입장 체크하는 직원을 설득했다. 이럴 때면 친절하고 독실한 미국인이 빛을 발한다. 현지 시간 기준 오후 4시반 ~ 5시반 사이에 다음날 특별전시 일부 티오가 열린다고 한다. 알람을 맞춰놓고 신청하면 된다. 평일로 하면 충분히 비벼볼만 하다.
아무튼 서론이 길었다. 더브로드는 게티와 마찬가지로 부동산으로 떼돈을 번 아트컬렉터 부부가 운영하는 브로드 재단 소속에의 작품을 공개해둔 곳이다. 입장은 예약을 통해 관리되고, 무료다. 대중에게도 그렇고 핫하다 싶은 작가 작품은 몇 개씩 모여있는 곳이다. 현대 미술에 관심있다면 두 말할 것 없이 더 브로드는 방문해야 한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부터 장 미쉘 바스키아, 제프 쿤스, 쿠사마 야요이, ... 작품도 어마어마하게 많고, 개별 작품의 사이즈도 상당히 크다. 게티처럼 교육과 문화의 전파 느낌은 아니고, 다운타운에 위치한 것도 그렇도 부자의 취미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랄까. 런던에서 갔던 사치 갤러리랑 비슷했다. 처음 보는 작품도 많았고 아주 만족스러웠다.
마찬가지로 시간은 2-3시간 잡으면 적당하시겠다. 보통 미술관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일정을 짧게 잡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아쉽다.
근처에 마땅한 음식점은 없는 것 같다 지하 라운지가 있어 보이는데 뭐... 대신 건너편 현대미술관이 있다. 그 아래 간단한 커피&샌드위치를 파는 듯하는데 평점이 나쁘지 않다.
Last Bookstore
다운타운의 유명한 서점. 서울로 치면 영풍, 교보문고 같은 곳인데 좀 더 프렌들리하다. 책의 카테고리에 맞게 영역을 잘 꾸며놔서 사진 찍기 좋다. 물론 일상에서 책을 사러 오는 이들에게도 참 좋은 곳이다. 바이닐과 DVD도 상당히 많고, 잘 정리되어 있어서 취미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다.
요즘 같은 시대에 아마존으로 다 시키겠지만은 이런 실물 공간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도시의 여유를 보여준다.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 정가제가 있어서 다행이다, 안그랬으면 서점조차 부티크처럼 되어버렸을 거야. 물론 정가가 높긴 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글의 노고를 항상 생각한다. (물론 그래서 거지같은 책을 보면 화가 2배로 난다. 책의 위엄을 훼손한 셈이니) 아.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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