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안에서 추천할 만한 곳이 있느냐하면 미술관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해도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생각보다 쇼핑 외에 (굳이 시간을 들여서 간 것치고) 그 공간 자체로 재미있을만한 곳이 많지 않다 보니. 여럿 차치해도 상당히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Getty's
게티 센터는 Getty Images 로 유명한 게티 집안과 관련된 곳으로 Paul Getty 폴 게티 소유의 공간이다. 둘러보면서 게티는 아티스트라 생각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그냥 조옹오오옹나 뤼치 아저씨였다. (어찌보면 개인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미국 역사와 문화의 이미지에 잘 맞다.) 조오오온나 자린고비 아저씨인데 이 쯤되면 그는 부자가 되는 것보단 돈 자체에 집착했던 건 아닌가 싶다. 돈을 셀 수 있다면 너님은 부자가 아니(...)라는 어록이 있다. 그 정도로 뭔가에 미쳐야 역사에 한 줄 쓰나보다. (자기반성중)
부유하면서도 엄격한 신앙 집안에서 나고 자란 그는, 부에 대한 눈 덕분인지 살아생전은 화려했다. 하지만 뭐... 그가 없는 사후에 그 돈은 끊임없는 다툼 속에 이름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많다. 석유 재벌은 도대체... 아무튼 그럼에도 활발하게 남아 운영 중인 곳이 게티 재단이다. 손자가 납치를 당해도 '한 번 봐주면 밑도 끝도 없이 둘리인 줄 알거'라고 응하지 않던 그답게... (그리고 손자 찾는 데 든 돈역시 아들에게 다 일당으로 받아내는 그...) 자기 집에 꽁꽁 싸두고 보관해둔 덕인지 이렇게 민간 중생인 저도 좋은 경험합니다.
방문 예약
Getty Center 가 있고, Getty Villa Museum 이 있다. Villa 는 말 그대로 폴 게티 집 안에 있는 작품을 보는 것이다. 빌라 역시 센터만큼 양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아침부터 오후께까지 쭉 게티 테마로 둘러볼 생각이라면 오전 / 오후 나눠서 시간을 잡고 예약하면 된다.
Getty 센터 안에서도 건물 하나가 우리나라 미술관 하나 정도 사이즈인데 이게 여럿 있다. 고대 작품부터 시작해서 컨템퍼러리까지 상당히 양이 많으니 작품을 둘러보는 시간만 3시간 정도 잡는 걸 추천한다. 혹시라도 난 빠르게 보는 사람인데?라고 해도 2시간은 필수.
가는 길
아침 일찍 게티센터로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섰다. Uber 우버로 이동했다. (게티에서 나올 때도 외진 곳에 있어서 걱정했는데, 우버 잘 잡힌다. 센터 안에 우버가 서는 정류장도 따로 있고)
다운타운에서 게티센터까지 구글 맵으로 40분 정도 걸린다고 뜬다. 다만 이 근방 평일 오전 8시반 ~ 10시 사이는 출근 시간대다. LA 주변으로 오고 가는 모든 길목이 생각보다 막히니 좀 더 일찍 이동하거나, 넉넉하게 시간 잡고 출발할 것을 추천한다.
둘러보기
게티센터 건물이 있는 구역까지 가기 전에 주차장 구역에서부터 입장 검사를 하고, 이를 통과해야 트램을 타고 이동하는 식이다. 과거엔 입장료를 받았는지 모르겠으나 내가 갈 당시에는 무료였다.
큐레이터와 도슨트가 정말 잘 되어 있는 곳이라 학생들이 견학 온 경우가 많았다. 어린 초등학생들도 있지만, 십대들도 많았다. 우리 현장 체험 학습 가듯 지루한 표정, 도슨트에게 열심히 대답하는 모습, 모르겠고 그냥 나와서 신난 애기들. 예전엔 여행가면 랜드마크를 보고 쇼핑하는 데 미쳐있었지만 이 즈음의 나는 그냥 그 곳 자체의 일상을 느낄 때 더 즐거운 듯하다.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일상이라고 해야 하나.
입장이라고 할만한 위치는 따로 없지만 계단 오르자마자 보이는 메인 건물을 기점으로 동서남북으로 건물이 있다. 각 건물마다가 미술관 하나씩인 셈이니 1층부터 쭉 둘러보면 된다. 지도가 잘 되어 있으니 길을 헤매진 않는다. 미술관 외에 도서관도 있고, 중앙 정원도 있어서 시간을 보내기엔 충분하다. 단, 도서관은 개방된 공간은 아니고 입장에 제한이 있다.
중앙 정원
건물 사이로 중앙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이 곳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정원이 나타난다. 정원 사이 잘 조성된 잔디나무를 따라 꼭 다 둘러보길 추천한다. 왜냐하면 제철마다 그에 맞는 가드닝을 하는데 그것도 예술이다. 걷는 새마다 보이는 식물의 종류가 모두 다르다. 사진 찍기엔 애매하지만 눈으로 직접 보기엔 너무나 좋았다.
휴식
개방된 공용 공간이 잘 되어 있다. 미국 공공 장소는 전반적으로 배리어 프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유모나차 휠체어 같은 기구가 다니는 데도 어려움이 없고 그냥 이유 없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도 곳곳에 많다. 우리가 간 날은 날씨가 다소 흐리긴 했다. 화창한 날에 온다면 주말 드라이브로도 좋겠다.
외진 곳에 있다 보니 도시락을 싸려 했는데 시간이 없어 못했다. 근데 그러지 않길 잘한 것 같다. 센터 안 Cafeteria 안에 샌드위치나 여러 형태의 take out 식사가 잘 되어 있다. 커피도 팔고, 드립이 아닌 샷 라떼류 모두 있어서 먹는 데 제약은 거의 없다. 가격은 따로 더 주변보다 비싼 건 아니다. (미국 커피빈 가격에 충격 받은 1인)
각 건물 옥상에 올라가면 업타운 경관이 잘 보인다. 업타운 걸스란 노래에 걸맞게 윗동네는 윗동네다. 비벌리 힐스보다도 더 윗동네 느낌으로다가 언덕배기 중간마다 대형 주택들이 보인다. 날이 맑았으면 더 잘 보였을 것 같긴 한데, 나름 그 풍경도 경관이다. 오후 해질녘에 왔어도 괜찮을 것 같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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