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또 @알레 버스 타고 트래킹 다녀왔습니다. 사실 포스팅 쓰면서도 너무 예전에 다녀와서 내 나태함을 어쩌리오싶지만. 선자령. 선녀가 아들을 데리고 와서 놀다 간 곳이라는데. 날씨 때문인지 정말 무슨 영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 (하산할 땐 내 몸에 제습기 탑재하고 싶은 마음) 다녀왔던 것 같다.
바람의 언덕, 선자령. 한국의 알프스(…)라고 하기엔 너무 귀여웠지만 만약 날씨가 좋았더라면 정말 좋았지않을까 싶다. 백두대간 능선인만큼 날이 흐리다보니 바로 옆에서 열심히 돌아가는 바람개비(…)도 못 알아봤다. 아니 안보이는데 어쩔.
대관령 휴게소에 하차하여 트래킹을 시작했다. 지옥에서 온 것 같은 입구. 날씨도 흐렸어요. 등산만 가면 괜시리 낭창해지는지 겁보다는 얼레벌레 앞을 향해 걷게 된다.
날이 많이 흐렸고 중간에 비도 내렸다. 예보 보고 시간 맞춰서 좀 빠르게 움직인 덕에 하산하자마자 비가 쏟아졌는데, 그래서인지 등산하는 내내 상당히 습했다. 핸드폰 보니 습도가 거진 90% 실화냐며.
가는 길에 이렇게 작은 나무를 심어둔 구간이 보였다. 아 이렇게 나무를 심어가면서 등산로를 만들어가는 건가? 신기하다.
서울 밖으로 여러 곳에 등산 다니면서 재미있는 건 가끔 국립공원을 비롯한 곳들에서 이렇게 사람의 손을 타 만들어지는 구간을 만날 때다. 계획 도시가 있는 것처럼 나름 자연을 찾아 가는 데서도 또 뭔가 느낀달까. 그에 맞는 잘 정리된 자연이 있는 게 신기하고 또 그렇게 만드는 분들이 대단하고.
높은 산은 아니고 말그대로 령, 뭐 언덕(...)이라서 금방 정상에 도착. 난이도도 상당히 낮은 편. 우리는 알레에서 알려준 코스로 등산하다 보니 보통 사람들이 가는 루트와 반대로 올라갔다. 등산하는 길은 지루하지만 하산하는 길은 재미있는. ^^
귀여운 길을 따라 하산합니다. 오를 때도 별로 어렵지 않았던 만큼 하산 코스도 무릎에 크게 무리 없이 걸었던 것 같다. 날씨가 원체 흐려서 사실 축축한 바람 속에 걸어서 코스 자체는 크게 신경 안썼던 걸지도. 조난당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던 것 같고. 끙
요정이 나올 것 같음. 엘리니아(...)냐고요. 슬라임이라도 나올 것 같다. 아 그리고 다니면서 파란색? 진짜 무슨 형광 파란색 벌레가 곳곳에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무슨 마법의 숲을 걸어가는 기분이었다.
코스가 크게 어려운 것같진 않은데 날이 좋으면 대관령 코스로 가도 좋을 것 같다. 선자령은 날이 좋다고 해도 뭐 딱히 크게 음.. 확실히 백패킹을 많이 하는 이유를 알 것같긴 하다. 움직이면서 보는 로드뷰보다는 그 자리에서 하늘을 보면서, 바람을 느끼며 있는 것이 훨씬 잘 어울리는 곳이다.
8월은 여전히 8월이 맞는지 또 걷다보면 더워서 땀이 줄줄 났다. 습한데 땀까지 나니까 이건 뭐 거의 그냥 물에 젖은 행주 꼴로 간다. 알레에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쉬는 얘기도 있었길래 중간에 계곡 물에 발도 담궜다.
거의 다 내려오면 사실상 냇가같은? 뭐 어렵게 갈 필요도 없고 그냥 그대로 양말 벗고 발 담궈도 되는 구간이 있긴한데, 나는 그냥 계곡 같은 구간에서 발을 담궜다. 물론 조오온.. 아니 엄청 차가워서 순식간에 발가락이 빨개졌다. 덕분에 흐리멍텅했던 정신은 확 깨더라.
트레일 러닝하는 분도 한 분 계셨다. 근데 뭔가 러닝 코스로는 매력적인지 잘 모르겠긴 한데요. 뭐 그래도 아름다운 뷰 보면서 뛰는 것도 좋지요. 무릎 튼튼하신가봐.
대포 카메라를 든 부부가 (아내 분이 취미신 것 같았음) 틈틈이 사진을 찍는 모습도 보았다. 검색해보니 선자령이 야생화가 참 다양하게 많은 곳이라 출사를 나오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정말 작은데 새로운 곳 참 많아.
내려오다 보니 울타리(...) 옆으로 보이는 대관령 양떼목장. 무슨 전선 너머 피난민처럼 숲길을 걸어가는 구간이었다. 민간 사유지라서 넘어갈 순 없는. 철창 너머 잘 다져지 길을 걸어가는 구두랑 슬리퍼 신은 분들 대비해서 거지 꼴인 내 모습이 웃겼다.
보통 등산 마치고 나면 밥 먹었던 맛집도 함께 올리지만, 대관령 휴게소 식당은 정말 말잇못이었다. 사장님은 정말 친절하시지만 식당과 메뉴 자체는 1점 드려야할 것 같은 곳이라 후기는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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