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조선 호텔 뷔페를 연달아 가게 되었다. 판교 그래피티 '앤디쉬', 그리고 중구 을지로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 서울의 '아리아'다. 앤디쉬가 아리아의 미들 버전이라고 하던데, 둘 다 먹어보니 정말 그랬다. 다만 앤디쉬를 갔던 날 속이 안좋았던 바람에,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물론 그러거나 말거나 모든 메뉴 다 먹어봄. 중식이 맛있는 곳입니다!)
왜인지 웨스틴 도쿄가 더 익숙하지만 (가본 적 없음) 이번 뷔페 먹으면서 아 웨스틴 조선도 묵어보고 싶다고 생각햇다. 고작 며칠 묵는데 보면 딱히 얼마나 차이가 나겠냐마는 명품이 그런 거 아니겠는가. 그냥 기분이 좋은 디테일이 가득하면 되는 거 아닌가. 아무튼 나중에 기회가 닿는다면 함 묵고 싶은 곳 중 하나!
웨스티 조선 서울
https://goo.gl/maps/pdvw98xmvx1BaoP49
1호선 시청역에서 걸어갈 수 있다. 출구를 나와 걷다 보면 바로 건너편에서 막힐 수 있다. 횡단보도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근데 중구 대부분이 이런 식인 구간이 꽤 많다. 아무래도 도로가 좁고 근대 건물이 촘촘이 있어서일 것이다. 약간 도쿄 긴자같기도 하다. 이럴 땐 무조건 근처에 보이는 지하도로 내려가면 된다. 지하철 출구 같은 지하상가로 가다보면 건물끼리 서로 지하로 연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종이 붙여놓은게 귀엽다. 하긴 쇠로 붙여둔게 다 영어네. ^^ 여기 한국인데. 무튼 지하도로 통해 올라가니 주차장 쪽 입구로 나오게 된다. 입구 조형물을 가운데 두고 양 옆으로 방향이 갈린다. 프론트 로비 및 뷔페로 내려가는 계단, 그리고 반대편엔 카페(라운지)가 있다.
사실 오늘 일정은 지인 덕에 먹는 자리라 아주 호강했습니다요. 나머지 일행을 라운지에서 기다리면서 빙수를 먹었다. 마치 읍내에서 서울 상경해 빙수 하나를 나눠 먹는 것이 괜시리 머쓱했다. 다행히 평일 오전 일찍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편하고 시원하게 기다렸습니다.
수박 빙수. 실제로 양이 꽤나 많고 (여럿이 먹어야할 것 같아. 한 4인 정도 - 간식이니까) 작은 그릇에 덜어서 먹었다. 오 약간 수박바인데 합성착향료가 느껴지지 않는, 10배 정도 값 주고 먹어야하는 고오오급진 맛이다. 찾아보니 3만 8천원이란다. 사진엔 없지만 중간 중간 수박알이 박혀있다. 아주 신선한 수박이라면 집에서도 이 맛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 (궁상)
아무튼 평일 런치 시간에 맞추어 내려갔습니다. 시간은 11시 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 평일 런치 가격은 12.5만원이라고 한다. 제가 결제를 안해서 모르겠네요. (낭창) 10분? 정도 전에 내려갔는데 사람들이 줄 서 있었다. 시간이 길어도 뭐 주구장창 먹기만 하는 것은 아니니, 아마 호텔에 묵었던 이들은 12시 즈음부터 내려오는 것 같다.
테이블은 기본 세팅이 되어 있고, 소인이 있는 경우 아이들을 위한 세팅이 되어있을 것이다. 커트러리는 어디건가 하고 봤더니 삼보네다. 열심히 씻긴 흔적인지 나름 세월의 흔적은 보였지만, 상당히 깨끗했다. 난 또 식당에서 이런 작은 순간이 좋다.
기본으로 물과 탄산수 제공해준다. (아 혹시나 해서, 아리아에 탄산 음료는 따로 없다.) 일부 과일 주스가 있다. 개인적으론 라임 주스가 가장 달달했음에도 제일 입맛에 맞았다. 카페도 따로 있어서 메뉴를 말하면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바로 제조해서 제공한다. 논알콜 칵테일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하다.
- 양식 -
파스타는 시리얼볼 정도? 그릇이 옆에 있고, 메뉴를 말하면 바로 조리해준다. 아무래도 뷔페다 보니 3종류 모두 시켜서 나눠 먹었다. 개인적으론 로제가 입맛에 맞긴 한데 그래도 고르겠다면 브로컬리 퓨레 오르끼에테 파스타. (뭐야)
가끔 손질 재료가 동나면 10~15분 정도 기다려야 할 순 있는데 그래도 금방 만들어주신다. 냠냠.
그리고 다양한 구이류. 뭐 옥수수, 버섯, 전복, 토마토, 아스파라거스, 소시지 등이 있다. 타코로 만들어먹을만한 소스도 있고, 파히타도 보였다. 토마토랑 통마늘 구이가 아주 맛있었어요.
피자는 뭐 예상 가능한 맛입니다. 피자는 잘 굽고, 치즈만 맛있으면 장땡이니까. 가장 나중에 먹어도 될 듯하구요.
커리 소스에 볶은 밥도 있고, 난도 있다. 당연 난과 함께 먹을 다양한 커리 소스도 있어서 인도 음식 좋아한다면 츄라이 잇.
- 중식 -
그래비티 앤디쉬도 중식이 상당히 맛있었는데 여기도 아주 맛있다. 유린기가 얼마나 달고 겉바속촉인지 기억에 남는다. 생긴건 평범하게 생겼는데 먹어보니 요리왕 비룡 모드다.
- 육류 -
LA 갈비, 바비큐 족발, 슈바인학센처럼 겉면을 튀긴 통삼겹 등 다양하다. 양갈비도 있긴 한데 음 양고기를 참 좋아하는 나지만 딱히 입맛에 맞진 않았다. 아마 항상 갓나온 따끈한 걸 먹어서 그런 건지 냄새가 좀 거슬렸던.
- 해산물 -
처음 들어왔을 때 어머님들(...) 대부분은 랍스터와 새우 쪽 코너에 가득했다. 발라먹는 재료도 있고 함께 먹을 소스도 충분하다. 랍스터보단 게장에 밥 비벼먹을 수 있는 대게 쪽이 취향이라 많이 먹진 않았지만 맛있었다.
회와 초밥도 상당히 신선하고 맛있었다. 그리고 젤리와 두부 등을 조합해 만든 한입거리(?)들이 시원하니 입가심하고 좋았어요. 오쿠라랑 해초면(맞나? 미역면같은,,) 저것도 좋았다. 오마카세 먹으러가면 초반에 나오는 엔트리 메뉴들.
- 디저트 -
디저트도 정말 풍부하다. 더 젊을 때 아리아 한 번 와볼 걸 그랬어. 나이가 들어 많이 못 먹는 현실이 안타깝도다. 디저트도 하나같이 물리지 않고 맛있다. 배가 불러서 망정이지 뇌랑 입에서는 더 먹을 수 있다고 그냥 꿀꺽꿀꺽 먹었다. (뭐하냐고) 커피랑 같이 먹으니까 또 내려가더라구요. 디저트 배 따로 있다는 게 아무래도 학계의 정설이다.
과일도 맛있습니다. 용과도 딱딱하지 않고 키위마냥 수저로 잘 퍼져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 지인 덕에 간 곳이지만 가격도 퀄리티도 상당히 마음에 들어서 가족들과 한 번 더 가야겠다고 생각함.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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