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떠나요 Travel 1/국내

[전북/진안] 9개의 봉우리 지옥, 구봉산

by ryootoori 2025. 3. 26.
728x90
반응형

아 이번 산행은 진짜 다시 생각해도 욕지기가 차오르는,,, 그런 경험이었습니다. 어지간해선 예스맨인데 진짜 나보다 더 의지치가 높은 이를 만났을 땐 이 예스도 노,,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고요.

 

 



결론부터 정리하자면 구봉산은 말 그대로 9개의 봉우리를 찍는 산이다. 산은 산이기에 겨울이면 위로 올라갈수록 눈이 쌓여있기 때문에 아이젠과 폴이 필요하다. 3월 초순에 갔을 때도 군데군데 눈이 있었다.

 

 


특히 마지막 9봉에서는 아이젠 없이 올라갈 수가 없는 코스여서 나는 다시 되돌아왔다. 마지막 봉을 넘지 못해 어려운 길로 ‘되돌아’ 와야했기에 더욱 힘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이번 등산에 함께했던 지인이 나름 본인도 등산을 했다기에 믿고 데려갔는데 웬열. 산 가는데 러닝화 신고 오시는 데서부터 머리에 종이 울렸고요. 더 꼼꼼하게 잡을 걸 고집 부리는 이 사람 두 번 세 번 말려서 쳐낼 걸 하는 게 아직도 천추의 한이다.

 

 



아무튼 장비 없는 태도에서 알 수 있듯 산을 오를만한 체력도 안되었기에 내 기본 페이스의 3배, 4배 속도로 오르다 보니 지칠 수밖에 없었다.

 

 



겨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극강의 허벅지 터지는(...) 산행이라.

또 나름 산악회(알레)에서 짜준 코스가 있는데 GPS 문제는 아니고 루트 자체를 뭔가 잘못 이해했는지 중간에 뺑이(...)를 엄청나게 쳤다. 봉우리 뺑이라 하면 진짜 천국과 지옥의 계단을 몇 번을 오르내리는. 내가 진짜 훈련 온 것도 아니고 말이죠. 아마 9봉을 넘지 못해서 그랬으려니 한다.

 

 



뭐 이런 저런 나만의 사정을 뒤로 하고 산을 본다면, 장비만 잘 준비해 간다면 고강도로 집중해서 산행하기 정말 좋은 곳이다.

 

 



설렁설렁 나들이 가는 느낌보다는 정말 산행에 집중하는 코스라고 보면 된다. 계단도 많고 전반적으로 가파르기 때문에 페이스 조절을 잘해야 하산시 다리에 힘이 풀리지 않는다.

 

 



체력도 더디고 느린 사람 데리고 산행했을 때 중간 중간 쉬긴 했지만 그래도 간단히 점심 먹은 30분 정도를 제외하면 5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풍경은 겨울이라 휑하긴 한데 그래도 봉우리마다 나름 또 뷰포인트가 있어서 하나씩 퀘스트 깨는 느낌으로 가면 좋다.

 

구봉산은 위 아래로 딱히 먹을만한 곳이 없다. 민박인지 뭔지 아무튼 사장님이 이거저거 다하는 집 같은데 (메뉴판도 뭐 랜덤인지) 가격은 싸진 않고요.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하산해서 아사하겠다 싶으면 추천한다. 맛은 나쁘지 않아서.

 



예 뭐 그랬던 주말이 있었고요. 토요일에 오르고 일요일에 죽어났던, 다시는 동행을 소홀히 보지 않으리 하며 나의 등산 메이트들이 소중해졌던 구봉산행 끝.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