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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Travel 1/일본

[일본/도쿄] 3박 5일 자유여행 3. 카와구치코 후지산 당일치기 여행, 호우토우 코사쿠

by ryootoori 2023.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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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예상 밖을 벗어난다는 건, 기대보다 실망인 상황도 포함된다. 난 사실 그 상황을 쉽게 즐기진 못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낯선 곳으로 여행을 갈 땐 나만의 메인 이벤트를 딱 1개 정한다. 내가 이 곳에 가서 이건 꼭 해야 한다, 또는 이건 꼭 사야 한다. 그러나 구체적이진 않고 내가 충분히 실현 가능한 정도로만 설정한다.
 
아무튼 이런 피곤한 성격도 있고 도쿄에 이전에 몇 번 와보기도 한 점. 예에... 일본으로만 봐도 어느 정도 익숙한 지라 이번엔 근교를 가기로 했다.

매번 여행에서 당일 투어를 떠났던 기억이 너무 좋았어서 그런가보다. 1개의 나라로 여행을 간 것인데 그 안에서 기차 타고, 버스 타고 이동하면 느낌이 너무 너무 색다르다. 


이번 도쿄 여행에서 택한 당일치기 여행지는 카와구치코(kawaguchiko, 河口湖)다. 가와구치 호... 즉 가와구치 호수다. 후지산 근처에 있다. 마을 어느 곳을 가도 후지산이 보인다. 그것도 아주 아주 잘 보인다. 물론 후지산이 ㅈ..나 커서겠지.

겨울에 가면 그 위에 눈이 덮여 있어서 유명한 일본 과자, '시로이코이비토(하얀 연인)' 랑그드샤 패키지에 있는 그 모습이 그대로 보인다.
 

그 자리에서 한 박스 순삭 쌉가능 어째 이리 부드럽고 달아

 

후지 가와구치코 가는 길

우리는 신주쿠역에서 출발했다. 신주쿠역이 고속터미널역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역에 아케이드며 백화점이며 고속버스터미널이 다 붙어있어서 원체 크기도 하고, 또 아침이다? 환승지옥 사람들 출근하겠지요.

또 신주쿠 근방은 고가 도로가 있어서 횡단보도도 개..복잡하다. 그래도 역시 도시는 도시라, 여기저기 이정표가 잘 되어 있으니 길 잃을 걱정은 말라.
 
전철+기차를 이용하는 법도 있긴 한데, 버스 타세요. 왜냐하면 정말 깔끔하고 쾌적하고 한 번에 가고 친절하고 그리고, 몰라 그냥 편해. 편한게 최고야.

버스로 가는 경로는, 신주쿠 고속버스 터미널 -> (후지큐 하이랜드 리조트...에서 안내리고 그 다음) -> 가와구치코역 터미널이다.
 

신주쿠역 > 가와쿠치코역 방향 정류장

 

1. 신주쿠 고속버스터미널

신주쿠 역에서 지하철을 내렸다면, 일단 출구를 향해 나간다. 아 어느 출구나고요. 아래에서 아무거나 택하시면 됩니다. 민영 지하철 노선이 한 두개여야 말이죠.

만약 역사 외부로 나왔다면 (아마 표지판이 있을텐데), 고속버스터미널은 신주쿠 역에서 나와 대로 횡단보도를 건너면 보이는 건물로 넘어간다.
 

JR 남쪽 출구에서 도보로 1분
JR 서쪽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도에이 지하철 오에도 선 / 게이오 신선 3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도에이 지하철 오에도 선 / 게이오 신선 5번 출구에서 도보로 5분
도쿄메트로 마루노우치 선 A12/A14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오다큐선 남쪽 출구에서 도보로 1분
게이오 선에서 도보로 10분

 

지도가 되게 단순한 척하네. 실제로 사람 오지게도 많아 복잡함

 

2. 티켓 구입 (예약 / 현장)

버스 티켓은 미리 예약도 가능하다. Highwaybus 닷컴에서. 결제단계까지 쭉 봤는데, 특이사항 없다.
 
다만, 우리는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 그냥 현장 예매가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다. 그리고 실제로도 예상과 같았다. 현장 예매 재고를 따로 빼두는 지는 모르겠다. 여행 전 도쿄는 우리나라처럼 IT 스마트 닝겐이 모든 걸 점유해버리는 건 아닐거야(...)하는 믿음이 있었다. 근거는 없다. 그냥 그럴 것 같았어.

워낙 신주쿠역이 큰 지라 신주쿠역에서 터미널까지 얼마나 걸릴지(헤맬 지) 시간 가늠이 되지 않아서 괜히 하드코딩을 하고 싶진 않았다. 막 커피 마시고 그러고 싶을 수도 있을 테고(...)
 
예약 웹사이트는 당장 내일 아침 좌석 여분이 있는가? 정도를 보는 용도로만 썼다. 물론 도쿄로 돌아올 즈음에도 동일하게, 우리가 귀가 버스를 놓치지 않겠는가? 를 보기 위한 모니터링용이랄까. 물론 그 목적으로도 유용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동네라 다 둘러보는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어서.
 
현장에선 고속버스터미널, 남부터미널과 똑같다. 직원에게 구매할 수도 있고 기기도 잘 되어있다. 영어/한국어 모두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우린 기기로 했다.

친구랑 먼저 좌석 여분을 살펴 보고 가장 가까운 시간에 있는 티켓을 구입했다. 주르륵 길게 티켓이 나온다. 솔직히 터미널 승강장이 호남 터미널이랑 너무 똑같이 생겨서 전혀 걱정이 없었다.
 
앞에 편의점에서 간단한 요기를 샀다. 코시국이라 버스 안에서는 못 먹을 듯해서 혹시 모를 음료와 커피, 오니기리를 사서 먹었다.
 

이거 갖고 요기가 되겠냐마는 시간상 우짜겠나

 
버스는 약 5~10분 전에 승강장에 도착한다. 너무 일찍 오면 그 이전 버스와 혼선이 생길 수도 있으니 꼭 확인하자. 사실상 검표 과정 덕분에 차를 잘못탈 일은 없다. 만약 생긴다면 당신은 행운의 ...

아무튼 승강장 게이트 앞에서 짧게 줄을 서서 차례로 탑승했다.  버스에 1명씩 탑승하면서 기사님이 아이패드로 티켓을 체크하신다. 기사 겸 검표원이신 셈이다. 이후 하차할 때 티켓을 내는데, 어떤 분은 따로 말씀 하셔서 본인이 가져가셨다. 규칙이 있는 건진 잘 모르겠다.
 

갈 때 사진 깜빡하여 돌아올 때 찍은 사진 (어쩌라구)

 

3. 하차

중간 중간 정류장에서 마치 지선 혹은 간선버스처럼 앞 모니터에 정류장이 뜬다. 일본어로도 뜨고 영어로도 뜨니 일본어 하나도 못해도 잘 타고 지역 간 이동 가능하다. 걱정 젠젠 필요없다데스요. 우리의 하차지는 가와구치코역이다.

보통 후지큐 하이랜드라고, 마치 용인 에버랜드 같은 곳인가본데 거기서 많이 내린다. 거기서 놀고 숙박하고, 근교 카와구치코까지 둘러보고 가는 짧은 여행 코스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가는 날에는 하이랜드에서 하차하는 사람은 많이 없었다. 바로 다음 정거장인 가와구치코 역에 도착할 즈음엔 무척이나 역 같아서(?) 헤맬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후지큐에서부터 사실상 기사님이 뭐라뭐라 말을 하시기 때문에 자면서 가도 무리 없다. (내 이야기) 역 정거장 앞에는 버스 정류장, 뒤로는 전철이 다닌다.
 

마을 어디서나 잘 보인다 날씨 이찌방

 

4. 자전거 대여

가와구치코는 아주 한적한 마을이다. 도로도 깨끗하고 구글 맵도 정확하면서 차도 많지 않다.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은 마을 외곽이다.) 그래서 우리는 자전거로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가와구치코 역 바로 앞에 관광 안내소가 있어서 그 곳에 문의했다. 혹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냐고. 럭키, 역 바로 앞에 대여해주는 샵이 있다. '소라~시타' 아웃도어 ㅡ 아웃도어 기어를 파는 샵같다. 소렐 부츠도 보이고, 몽벨에 파타고니아 제품도 발견함.
 
엥 구글 맵스 썸네일 이미지가 웬 기차 사진이네. 다른 가게 외관 사진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s://goo.gl/maps/BmM19rdkzTgtAYBC9

Sora-no-shita Kawaguchiko-eki shop · 3631-2 Funatsu, Fujikawaguchiko, Minamitsuru District, Yamanashi 401-0301 일본

★★★★☆ · 야외스포츠용품점

www.google.com

 
사쵸가 영어를 하실 줄 아니 걱정말고 자전거 빌리겠다고 한다. 음.. 체력도 체력이고 바람이 부니까 하루까진 필요 없겠다 싶어서. 최소 단위로 했다. 아마 4시간인가? 그랬던 것 같다. 충분했다.

여권과 같은 신분증을 맡기고 자전거를 빌린다. 여권이 불안하다면 영문 운전면허증 등을 맡기자. 자전거는 아주 쌩쌩하고, 사장님이 친절하게 가이드해준다. 아리가또나. 카와구치코 여행에 아주 큰 보탬이 되어준 자전거.
 

식당 옆 주차해 둔 자전거 2대

 

5. 후지산 뷰, Fujisan Deck

https://goo.gl/maps/ajm2VRJzUuzV7tWG6

Fujisan Deck · 1996 Funatsu, Fujikawaguchiko, Minamitsuru District, Yamanashi 401-0301 일본

★★★★☆ · 관광 명소

www.google.com

 
자전거를 타고 쭉 마을을 돌면서 뷰포인트로 향했다. 친구가 현장에서 구글 맵으로 찾은 곳인다 건물 덱 위로 뚫려있는 마을과 후지산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란다. 가자. 쭉 달려 도착했더니 자전거 주차장도 있다. 역시 깔끔한 나라야.

아름다운 정원길을 따라 걸었다. 가드닝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반려동물을 데려온 분들이 많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약간 펫 카페... 같은 곳인가보다. 나보다 더 털 관리가 잘 된 멍멍이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우리 엄마도 날 저렇게 찍었던 적이 언제인가 싶은데, 멋지게 산다 요놈들.
 

파주 프로방스 같은 분위기 뭔가 영험허다

 
짧게 언덕 길을 올라가면 건물 입구가 나타난다. 유료인가보다. 뭐 커피 값이다 생각하고 입장료(500엔, 즉 5천원)를 내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건물 테라스 및 옥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바람이 차서 오래 있을 순 없었지만 날 좋은 날에 누워있으면 딱이다 싶은 널찍한 공간이다. 쇼파도 넓고 후지산 바라보면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먹는 여름을 상상했다. 좋다. 다음에 또 올 수 있을까?
 

덱에서 본 후지산 뷰 워머나

 

6. 후지 맛집, 호우토우 코사쿠

사진도 찍고 풍경 보면서 살짝 감성에 젖어 있다가 슬슬 먹으러 움직이기로 했다. 여행할 땐 왜인지 이것 저것 보는 데 정신이 팔려서 사실 배가 별로 안고프다. 그래도 이 곳까지 왔으니 향토 음식 먹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자전거를 다시 탔다. 야마나시 향토 음식 '호우토우'를 먹으러 간다.
 
뜨끈해 맛있는 이 곳 어디냐면 CLICK
 
일본식 칼국수다. 약간 미소 된장 국물에 좀 야채와 함께 들어간 굵고 얇은 면이 함께 한다. 살짝 기름 져서 맥주나 탄산이랑 같이 먹으면 천국이다. (우리나라 칼국수는 탄산이나 맥주랑 먹는 느낌은 아니지 않나) 자전거를 타야 하니 술 대신 '라무네'를 택했다. 구슬 누르다가 밥상 박살낼 뻔했지만 잘 마셨다.

호우토우 1개에 텐동 1개 (일본 튀김의 나라잖여) 딱 맞게 잘 시켰던 것 같다. 가격은 우리나라에서 샤브샤브 먹는 정도? 추운 바람 쐬다가 따뜻한 국물까지 먹으니 영혼까지 든든해진다. (...)
 

012
여자 둘이서 나눠먹기에 적당하다. 약간 부족하게 먹는다면.

 
소화시킬 겸 쭉 가와구치 호수를 따라 자전거를 탔다. 후지야마 쿠키에 들러서 쿠키를 한 두개 사서, 커피 마시면서 쉬다가 또 자전거를 타고. 마을이 작아서 역에 정말 금방 도착한다. 한 서너시 즈음 일정이 끝났다.

운이 좋게 30분 이내로 출발하는 신주쿠행 버스를 바로 예약했다. 만석 직전이었는데 다행이다. 물론 놓쳤다고 해도 괜찮다, 배차 1시간 이내에 주변에서 구경하거나 먹을 거리는 충분하다. 기념품 샵에서 후지 하이볼도 사고, 이것 저것 둘러보다가 금방 버스에 탔다.
 
후지라는 지역도 지역이지만 (워낙 시골 분위기) 아무래도 만족도가 높았던 건 함께 했던 친구와 나, 둘 다 쌉(...) J지만 최대한 그런 것 없이 돌아다니려했기 때문 아닐지. 이거 할까? 그래. 저기로 갈까? 그래. 하면서 다닌 시간 덕분 아닐지. (실제로 일정은 아주 알차다 못해 진공 압축팩도 이보단 못할 것이다...)
 
예전의 난 여행 때마다 일정을 구구절절 여럿이 쪼갰었다. 다 욕심이다. 친구들이나 가족과 여행하면서 느꼈다. 아니 느꼈다기보단 배웠다.

그 과정에서 난 성취감을 얻었다고 생각했었지만, 애초에 그건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물론 있는 것도 너무 좋겠지. 하지만 여행이니까, 쉬러 가는 휴식이니까. 쉽게 생각하고 그대로 즐기는 내가 더 좋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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