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동안 혼자 해외로 여행을 갔다온 것도 있고, 회사 내 큰 이벤트로 주말 출장 버프에 기타 개인 일정이 꽉 차서 진짜 정신없이 흘러간 현생. 뭐 대단한 거 있냐면 그것도 아닌데. 나이를 무시할 순 없다.
아무튼 늦게 정리하는 월출산 등산. 거진 2달 전인, 8월 중순. 광복절 즈음에 갔다왔던 걸로 기억한다.
아 무슨 외상 후 스트레스성 장애마냥,, 잊어버린 나의 월출산 등산. 진짜 지옥의 등산이었다. 일단 무박 등산이 처음이기도 했고, 미쳐버린 날씨(그래도 여름 치고 풀려가는 때라 게중 다행), 그리고 계획에 없던 목적지와 난이도 (이건 알레버스를 쳐죽이고 싶었지만,, 참은 내가 대견하다.) 여러 조합이 짬뽕되어 지옥의 종주를 했던.
월출산 국립공원
https://maps.app.goo.gl/dNUFUsehEQcnLeJG6
전라남도 영암에 위치해있고, 거리가 먼 만큼 무박 등산으로 자주 구성되는 것 같다.
다만, 우리의 원래 목적지는 광주 무등산이었는데요. (무등산은 무박 등산 치고 난이도가 높지 않음) 별안간 비 소식이 있다면서 출발 10분 전 월출산으로 변경한 알레 버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가면 되지 않나 하고 간 나를 진짜 줘패고 싶당.
코스는 밤 11시 30분 ~ 자정 사이 사당역에서 출발. 중간에 한 번 휴게소를 들르는데, 무박 등산은 도착해서 화장실 찾기가 상당히 어려우므로 꼭 들를 것을 추천한다.
약 새벽 4시 이전에 도갑사 주차장에 도착하면 등산 시작이다. 상당히 어둡고, 가로등이 없는 산이기에 꼭 헤드 랜턴을 준비해야 한다. 랜턴 불빛이 부족할 경우 핸드폰 후레쉬라이트에 기대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니... 쿠팡에서 당일 배송으로라도 꼭 저렴하게 구매하시길 바란다.
하산 후에 알레버스에 하도 ㅈ럴 염병 ㅋ머플레인을 건 등산객들이 꽤 있던 건지 아님 시즌 이슈인지 지금은 루트가 좀 바뀌었다. 와 알레에서 검은색 코스를 본 건 처음인데. 등산 중에 저 검은색 코스 나타날 루트를 생각하면서 체력 조절을 한 덕에 완주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봉방거.
보통이라고 되어 있는 루트는 무박 등산시에는 한 단계 높여서 생각해야 한다. 일단 빛이 없고 정돈된 루트가 아니기에 약간의 긴장감을 앉고 등산해야 한다. 또 먼 시야가 보이지 않아서 호흡 조절을 하면서 가기에 어려운 부분.
중간에 심박수가 너무 높아져서 살짝 어지럼증이 왔는데 보통이면 1분 쉬고 출발할 거, 5분, 10분 제대로 쉬고 다시 오르고 했던 것 같다. 함께 해준 동행인에게 감사를.
쭉 어둠 속을 헤치고 걷다 보면 억새밭 (미왕재) 등장. 보통 사람들 일어날 시간이다. 해가 스를 뜨기 시작하면서 마치 해 질때와 비슷한 하늘의 풍경이 보이고 바람도 선선해진다. 사실 이 때 페이스를 올려서 빠르게 가야하긴 한다. 해가 중천에 뜨는 순간 개 더워서 진짜 힘들어지므로.
억새 밭 부근이 그래도 뚫려있기도 하고 해서 좀 경사의 변화가 덜하다. 이 때 땀도 좀 말리고 (...) 사진도 찍고. 좀 빠르게 걸어가면서 경로를 채운다. 억새밭에서부터 쭉 걸어서 구정봉으로 향한다. 첫 번째 분기점이라 할 수 있음
아름답구먼. 바다에서 보는 거랑 산에서 보는 거랑 차이가 크다. 역시 난 산에서 보는 일출이 좋아. 날이 좋은 덕에 산을 걸치고 있는 운해(구름바다)가 아름다웠다. ㅈ나게 힘들어서 가슴이 벅찬 느낌이 호흡 딸려서 그런건지 감동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너무 좋았고요.
약간 신선놀음 바람의 나라 느낌 낭낭한데요. 취향에 맞습니다. 역시 자연은, 가기 힘든 곳일 수록 아름다운게 국룰이다. 이러니까 사람들이 미쳐서 산 타고 돌 타고 바다로 나가나보다.
1차 분기점인 구정봉 도착. 시간이 애매해서 어쩔까 하다가 가볍게 앉아서 바람 쐬고 샌드위치 반쪽 먹었음. 날씨가 아직 선선해서 그런 것도 있고, 초기 루트에서 힘을 너무 뺀 나머지 집에 가고 싶다고 소리지르기 직전 상태. (하지만 방법 없음 그냥 가야함)
뷰는 당연히 너무 아름답다.
※ 왜 그랬을까 특집 - 마애여래좌상
ㅋㅋㅋㅋㅋ 진짜 왜 그랬을까 특집이다. 구정봉 바로 밑 옆 샛길로 마애여래좌상을 가는 길이 있다. 그냥 아무생각 없이 피리부는 사나이에게 홀린 것 같은데. 함 보고 가면 좋다고 하는 어느 아재의 말에 아무생각없이 내려간 죄. 가방을 두고 몸만 갔어야 하는데. 어차피 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 루트이기에.
리얼 그냥 이 좌상을 보려고 개 고생 왕복을 했다. 심지어 아직 갈 길이 ㅈ나게 많이 남ㅁ았기에 다음 등산객들에겐 체력 비축을 위해 굳이 갈 필요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근데 나 체력 왕이고 그냥 나 다 할거야인 분들은 가세요. 예.
겨우 다시 구정봉으로 돌아와 등산 재개. 쭉 걸어간다. 월출산에는 다양한 코스가 있지만 우리가 갔던 코스는 군인들 고강도 훈련할 때 쓰는 코스기도 하다면서 아저씨가 서울서 뭔 여까정 고생하러 왔냐고.(...제가 아냐고요) 휴. 아무튼 능선을 따라 크고 작은 산을 몇 개를 오르는 식이라서.
그만큼 아름다운 뷰도 많지만, 스벌 이렇게 올라갈거면 왜 내려가, 내려갈거면 왜 올라가냐는 투덜거림과 함께하는 산행이다.
산 하나 오르내리다 보면 건너편에 저렇게 계단(...)이 보인다. 설마 저기 내가 올라가야 하는거임? 맞음. 하면서 계속 직진.
오르는 길만큼 내려가는 길도 많은데 생각보다 루트가 빡세다 보니 허벅지나 무릎 쪽 통증이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꼭 중간 중간에 파스 종아리에 붙여주고 무릎 지지대 함께 하길 추천한다. 특히 이 산 만큼은.
그렇게 해서 두번째 봉우리인 천황봉 도착. 여기도 뷰는 아름답고요. 뭔가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는 않았는데 그래도 여기저기 흩어 앉아 잘 드시더라. 꽃 나무가 있는 곳인지 벌이 종종 보여서 좀 무섭긴 했는데요. 뭐 적당히 눈치껏 앉아 쉬면 됩니다.
어느 산이나 그렇듯 위에서나 아름답지, 거기까지 가는 길이나 내려가는 길은 또 첩첩산중이다. 잠깐이지만 아름다운 전경 얼른 눈에 담고 바로 또 출발합니다.
하산 길이 지옥이었던 월출산. 사실 거의 뭐 이 정도면 정신 납치되었다 싶을 정도였나본데 (사진이 없는 걸보니) 진짜 힘들다. 사진처럼 돌밭이고, 손잡이가 있는 구간이 거의 없다. 돌밭이 힘든 이유는 돌에 발을 디딜 때의 충격도 그렇거니와, 돌이 흔들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하체에 긴장이 상당해 진다.
사진의 빛에서 알 수 있듯 구름 가득 흐리거나 말거나 일단 해가 중천에 뜨면 ㅈ나게 더워지기 때문이죠. 땀을 뻘뻘 흘리면서 선스틱 (의미없음 다 씻겨내려가) 바르면서 내려오긴 했는데. 모르겠다. 이번 등산으로 여름 태닝 제대로 했을 것으로 추정.
중간에 이렇게 안전쉼터 안내가 보인다면 거의 다 온 것이긴 하다. 팔각정처럼 정자가 있었는데 잠시 쉬다가 또 다시 하산했다. 막판에는 체력적으로도 많이 고갈되기도 했고 시간이 와 우리 On time 할 수 있을까? 하면서 서둘렀던 기억. 식당에서 식사까지할 여유는 없었지만 그래도 뭐. (너무 힘들어서 배고프지도 않았다...)
그렇게 등산 하산 모두 완료! 시이이이바 개 힘 들 었 다 진 짜 . 알 레 버 스 죽 . 여 버 릴 까 싶 을 정 도. 그래도 뭐 어떡해 편하니까 또 쓰겠지 뭐. 그래도 이렇게 미니 종주를 해낸 우리 자신이 너무 대견하다는 정신 승리와 함께 산행 종료.
조악하지만 산 바로 밑 펜션 같은 카페에서 이렇게 빙수를 팔고 있어서. 가볍게 마무리했다. 시원하니 당 보충 겸 딱이었다. 시장이 반찬이었던 건지는 모르겠는데. 여러모로 힘들지만 또 뿌듯하고 재밌었던 월출산이었습니다.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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