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팟으로 짠 일정인데 생각보다 너무 좋았던 루트. 오후 브리엔츠 유람선을 타고 저녁에 하더반(Harderbahn, 하더열차) 타고 하더쿨름에 올라가는 것!
Harderbahn
https://maps.app.goo.gl/YQKWuTVjqWgSgQce7
인터라켄 동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하더반 정거장에 도착한다. 내 생각이 곧 남 생각인지 유람선에서 역으로 가는 사람이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하더쿨름을 향하고 있었다. 당신들 J 맞지.
저녁 시간대라 그런 건지 원래 그런 건지 줄이 꽤 있었다. 아무래도 배차 간격이 있어서 그런 것도 있고, 한 번 타는 데 인원 제한이 있는 듯하다. 열차가 생각보다 크지 않고 열량이 3~4칸 정도 밖에 안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계단을 따라 줄을 서는데 그 이전에 앞에 무인 발권기에서 티켓을 먼저 발권한다. 직원에게 뽑으려면 사람들이 선 줄을 뚫고 옆에 오피스에서 끊어야 한다. 티켓을 끊고 나면 다시 줄을 서야 하는 번거로움(...)
부모님에게 줄 먼저 서계시라고 하고 착착 발권했다. 체르마트나 그린델발트 때와 동일하게 스위스패스 할인 버튼을 눌러 반값으로 만든 후 결제한다.
삼십분 정도 넘게 기다렸나, 배차를 1~2대 정도 보내고 탑승했다. 우리 막차 타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탑승함. 계단에서 줄 서 있다가 바로 타는 건 아니고 검표 후에도 또 기다리다가 탑승하는 식이다. 하행 탑승시에도 검표를 하니 티켓은 잃어버리지 말고 갖고 있는다.
하더쿨름을 생각보다 모르는 이도 많은지 사람이 어마어마하진 않았다. 여러모로 저녁 시간 인터라켄에 있다면 꼭 타보길 추천한다.
체르마트에서 탔던 푸니쿨라랑 상당히 비슷하다. 진짜 여길 뚫었다고? 하는 동굴 같은 산 내부를 아슬하게 지나 올라간다. 인터라켄 뷰를 보면서 올라가는 식은 아니다. 산이라는 터널을 가파른 45도 각도로 올라가는 기분.
중간 정거장은 없고 쭉 올라가서 하차 후 이렇게 전경을 바라보며 잠깐 걸으면 어느새 하더쿨름 전망대에 도착. 전망대에는 식당도 있고,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경로도 있다. 식당은 꽤나 큰 편이며 많은 사람들이 야경 속에서 피자와 맥주를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렇게 연주를 하는 분들도 있고. 이 분들도 열차를 타고 올라왔으려니 하니 귀엽기도 하고. 악단 뒤로 보이는 사람들 있는 쪽이 전망대 끝 부분이다. 인터라켄 전경을 볼 수 있다.
Panorama Restaurant Harder Kulm
https://maps.app.goo.gl/Y6yfXKpjm9yX4BP37
식당은 원래는 과거 호텔이었던 것 같다. (대충 그런 안내가 쓰여있는 표지판을 봤음) 화장실도 입구 쪽 옆으로 해서 갈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들르시길.
이렇게 위에서 또 보니 인터라켄이 꽤 커보이기도 하고. 하지만 건물이 다 낮고 이렇게 주택으로 옹기종기 모여있는 걸 보면 스위스는 정말 적은 인구로 천혜의 자연을 누리는 복지 국가가 맞긴 한가봐. 물론 그만큼 검소하고 부지런한 그들의 일상을 보면서 느끼는 바도 많았다.
꼭 일몰이 아니어도 날이 좋으면 아름다울 풍경이다. 생각해보면 왕복 티켓이 있단 건 편도도 있단 뜻이다. 맞다 여기도 트래킹 코스가 있다. 표지판에서는 대충 2시간 반 정도 걸린다는 것 같다. 인터라켄에서 어딘가 가기 애매하다면 이 곳을 트래킹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어느새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하더쿨름에서 보이는 전경에선 달이 뜨는게 보인다. 흰 색이었던 산맥에는 지는 해를 따라 붉은 색이 비추는 모습이 절경이었다. 바람은 찼지만 아침부터 나온 덕에 잘 걸치고 나와서 즐겁게 보는 중. 무엇보다 공기가 너무 맑아서 하루종일 바람을 쐬도 두통이나 눈이 아프지 않았다.
식당 쪽이 아닌 하더반 승강장 가는 길 옆에 올라가는 계단이 있었고, 그 곳에 있는 벤치에 나란히 앉아 보았다. 딱 한 개뿐인 벤치였는데 말이지. 운이 좋아.
적당히 구경을 하다가 또 몰려서 가고 싶지 않아서 하행 반을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돌아갔다. 전망대에 식당이 있어서 그런지 하행은 생각보다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었다. 그렇게 다시 인터라켄 시내로.
숙소 들어가기 전 혹시 모르니 생수 구입. 생수는 뭐 꼭 필요한 지라 사실 얼마인지 생각안하고 눈에 보이면 바로 바로 샀다. 그래도 이탈리아에서 70센트 주고 사는 생수, 스위스에서 5프랑 주고 사는 생수 생각하면.. 물가가 미쳤긴 해.
숙소엔 버스 타고 금방 도착하였습니다. 아름답게 해가 지는구나. 여행객이기 때문에 함께하는 감성이 분명 있으려니. 이렇게 너무나 화창하고 아름다웠던 스위스 여행의 마지막 밤이 지나간다. 내일은 이탈리아로 넘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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