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히 스위스 패스를 활용해 국경을 넘어 밀라노 중앙역 Milano Centrale)에 도착했다. 역이야 원래 사람이 항상 많았고 (밀라노 중앙역은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로마는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상상 그 이상이겠구여) 그러려니 했는데 웬열.
잊고 있었다. 아니 관련이 없어서 생각을 못했겠거니. 여행 기간 중 파리와 밀라노는 패션 위크 기간이었고, 한국인도 연휴가 겹친 때라 그런지 진짜 어마어마하게 사람이 많았다. 여기서 코로나 안 걸리는게 더 신기할 정도. (그래서 무려 3번째 코로나에 감염되었습니다. 이쯤되면 시켜줘 명예 코로나 바이러스)
그래도 중앙역 근처로 숙소를 잡았고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라 헤매지 않고 바로 도착했다. 피렌체 및 볼로냐 여행을 해서 기차를 자주 탈 우리에게 너무나 좋은 위치였다.
에어비앤비 예약하면서 비슷한 가격의 호텔로 가야 하나? 싶었는데 이 곳을 예약한 나를 칭찬한다. 정말 너무 편하게 묵었고, 위치도 쾌적함도 기대 이상이었다.
Residence de la Gare
https://maps.app.goo.gl/P29vgw2RPYaEnRzz7
부킹닷컴 말고도 다양한 채널에서 예약 가능한 듯한데 난 에어비앤비로 예약했다. 응답 속도는 상당히 빠른 편이고, 실제로 체크인 할 때도 체크아웃 및 맡겨둔 짐을 찾을 때도 지체 없이 빠르고 친절한 소통이 고마운 곳이었다. (남녀 직원 각각 만났는데 모두 친절했다.)
체크인은 1층 오피스 공간에서 하며, 엘리베이터를 비롯한 사용 수칙을 알려준다. 건물 및 레지던스 각각 들어갈 때 보안 키로 들어가기 때문에 깔끔하다. 레지던스 건물이 있는 블럭 자체도 오피스와 주택, 일부 고급 레스토랑이 있는 구역이라 치안도 괜찮은 편이다.
엘리베이터는 클래식하다. 문 열고, 엘리베이터 문(여닫이로 수동임. 진짜 문.) 닫고 누르면 후루룩 이동하는 리프트.
방은 3인이 지내기에 충분했다. 같은 객실이 2인을 위해서도 나가는 듯한데 아마 3인이라 엑스트라 베드가 추가된 듯하다. 거실 쇼파 위에 매트리스를 깔아 이렇게 더블 침대를 만들어주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할 수 있고 볕도 가릴 수 있다.
침대 (또는 쇼파) 앞에서 보면 이렇게 테이블 밑 선반이 있고 수납 공간도 충분하며 (쓰진 않았지만) TV 있습니다. 베드룸에도 TV 있어서 우리 유튜브 귀신 어무니는 자기 직전까지 이탈리아 릴스 열심히 보셨습니다. ^^
식탁 이렇게 3인으로 세팅 되어 있구요. 쇼파베드 옆에 있습니다. 조명 깔쌈하니 너무 좋네예. 간접 조명이 곳곳에 잘 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다. 어두운 때 (새벽이나 밤 늦게) 활동하기 너무 좋음.
입구에서 바로 이렇게 부엌이 있다. 인덕션 있고, 싱크는 크진 않지만 간단한 조리 도구 설거지하는 데는 충분하다. 왼쪽 세로로 긴 여닫이 문이 냉장고다. 냉장고는 꽤나 커서 음식을 넣어두기에 충분. 3~4박 묵는다면 장봐서 넣어놓기도 좋다. 컵밥이랑 미역국 등 한식 챙겨간 것들 모두 여기서 다 털어 먹었다.
식기와 후라이팬, 냄비 다 충분하고 컵은 TV 밑 장을 열어보면 종류별로 있다. 주변에 마트가 거리가 있어서 물 어떡하지? 할 수도 있겠지만 1층 오피스 바로 옆 자판기에서 70센트에 팔고 있으니 걱정 마시오.
욕실도 깔끔. 상당히 넓은 편이고 (힐튼 느낌) 변기 옆에 얘네 특유의 유럽식 비데(...)도 있다 보니 공간이 전체적으로 넓다. 어메니티도 간단히 제공한다. (헤어 겸 바디워시와 트리트먼트)
하우스키핑 - 수건 교체 및 간단한 청소, 쓰레기통 비움 - 매일 해준다. 음식물 쓰레기 냄새 날까봐 따로 요리를 첫 날 안했는데 바로 쓰레기통이 비워지는 걸 확인.
침실. 화장대에 작은 스크린 있어서 역시 TV 볼 수 있고, 에어컨 및 히터의 경우 시스템 내장형이라서 패드로 조작한다. 에어컨 개빵빵하게 나와서 여름 밀라노 투숙객이라면 여깁니다 여러분 여기요.
테라스까진 아니지만 발코니로 창문이 열려서 시원하게 환기 가능. 커튼도 잘 쳐지고. 라디에이터도 따뜻해서 뭐. 그리고 히터 틀면 다음 날 아침 목 찢어지는 걸 경험할 수 있을만큼 순식간에 공기가 따뜻해진다. 너네 이래서 피부 금방 상하는거야 촉촉함이 없냐.
나는 일주일이 넘는 여행으로 중간 세탁이 필요하여 세탁기가 있는 레지던스로 이 곳을 결정했던 지라 세탁기도 물어봤다. (방에 있는 형태가 아니라 건물 공용 공간에 있다) 친절하게 하우투까지 알려준 직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지하에 세탁실이 따로 있다. 예전 독일 플랫 살 때랑 비슷하네. 지하에 있다보니 세탁하는 시간에 제약은 없다 (오히려 방에서 소리에 눈치보는 것보다 편함) 다만 밤에 돌려놓고 자러 간다거나 하지만 않음 된다.
위 아래로 각각 건조기, 세탁기다. 세제는 옆에 있긴 한데 주인이 있다고 하여 나는 따로 구매했다. (이탈리아 명품 세제 Omino Blanco 궁금해서 함 사봤습니다.) 기념품 겸 캡슐 세제로 한 박스 구매했고 아주 잘 썼다.
보통 파우더 제품이 시그니처인 듯한데 난 Idro Caps 라고 이렇게 캡슐 타입으로 구매했다. Tigota 티고타에서 (이탈리아 올리브영).
이탈리아어로 써 있다 보니 헷갈릴 수 있는데 (뭐가 세탁기인지) 사실 물기가 있는게 세탁기다. 하지만 나처럼 헷갈리는 이들이 많은지 건조기에 이렇게 유의사항이 붙어있다. (세제 넣지 말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건조기에 넣고 돌렸다.
(...) 가루 세제가 아닌 캡슐 세제로 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돌리자마자 10초 정도 지나고 물이 안나오는 걸 보고 당장 멈추고 정신차려 나년아 하면서 밑으로 옮김.
세탁/건조기 각 2개씩 있는 덕에 3명 세탁물을 한꺼번에 돌릴 수 있어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세탁 1시간, 건조 40분 정도 돌리고 나머지는 방에서 완전 건조했다. 너무 또 건조기로 빡빡 돌리면 옷 망가지니깐.
내가 묵은 곳 뷰는 이렇게 다른 주택가 뷰였는데 오히려 더 편했다. 아침 일찍, 밤 늦게 일정인데 도로 쪽으로 불 켜져 있는 것보다 더 낫지 뭐. 묵는 중 토스에 주변 유저 알림 뜨는 걸로 보아 요 레지던스에 다른 한국인 투숙객도 묵고 있었던 듯.
체크아웃 이후에도 오후 6시 정도까지는 짐 보관 가능하며 보안은 확실하다. (안전하게 내부 창고에 따로 보관해줌) 보통 밀라노 아웃이라면 기차든 공항행이든 오후 이동할테니 시간은 적당할 듯하다. 너무 만족스러웠고 기회만 된다면 또 묵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