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같이 일어나 도쿄역으로 향했다. 이미 여름이 온 도쿄는 아침 6시에도 대낮처럼 밝다. JR 패스를 끊은 동안에는 지하철을 최대한 안타려고 교통을 잘 생각해서 숙소를 잡았었는데 딱이다. 계획이 빛을 발할 땐 기분이 좋구요.
오늘 일정은 두 곳 지역을 돈다. 나가노현 가루이자와, 사이타마현 가와고에다.
06:28 도쿄역 - 07:32 가루이자와역
13:00 가루이자와역 - 13:47 오미야역
17:04 오미야역 - 17:28 도쿄역
숙소에서 아직 차나 직장인이 많이 다니지 않는 한적한 대로를 따라 도쿄역으로 향했다. 도쿄역은 중앙 출구가 개방된 형태로 잘 뚫려 있어서 헤매지 않고 바로 신칸센 표시를 따라갔다. 무사히 패스를 개시하고, 전날 받아뒀던 구간권 티켓을 들고 승강장으로 향했다. 기차 시간은 아침 여섯시 반 정도? 나 참 일찍 일어나는 새였어...가 아니고 정신력으로 간다.
이동은 TOKYO 06:28 > KARUIZAWA 07:32 / 고속 열차 하쿠타카 Hakutaka 551 편을 타고 한시간 정도 소요된다. 멀진 않다.
워낙 아침 일찍인지라 카페에서 커피 정돈 살 수 있었지만 도시락까지 사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편의점에서 산 오니기리와 음료를 챙겨서 기차에 탑승. 간단히 아침 요기를 하고 풍경을 보니 괜시리 설렌다. 하지만 나는 나, 잠깐 후 기절한 듯 잠이 들었다. 그럼 그렇지. 개운하게 자고 나니 어느새 가루이자와역에 도착. 시간을 보니 8시가 조금 넘었다.
도착한 시간도 워낙 일찍이다 보니 대부분의 가게가 열지 않았다. 보통은 소품샵이나 식당, 베이커리가 대부분이다. 가루이자와 자체가 평화롭고 한적한 휴양지 같은 곳이라 그런지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차분했다.
역에서 나와 메인 스트릿의 끝인 산 줄기 부분까지 먼저 가보기로 했다. 역 앞에 있는 공원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안도 미술관 옆을 따라 걷다 보면 메타세콰이어처럼 녹색이 우거진 길이 나온다.
※ 야가사키 공원
https://goo.gl/maps/nMPRZ1sspiKz1w7f6
보니까 호스피스도 있고, 고급 리조트도 드문 드문 있다. 나이가 꽤 있는, 또는 커플끼리 좀 편하게 쉬는 곳으로 오는 것같다. 하긴 이런 곳에선 그냥 풍경만 보면서 있어도 휴식이 충분할 것 같다.
아무도 없어서 처음엔 무서우려나? 싶었지만 날이 좋아서 그런 건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밝은 대낮에 길을 따라 쭉 걷다 보면 어느새 숲길에 들어선다. 여기서부턴 거의 뭐 게릴라로 걸었던 것 같다. 풍경이 너무 아름답고 마치 미야자키 하야오 영화 같아서.
완전히 숲은 아니고 이렇게 개울가를 두고 양 옆으로 주택이 늘어서 있다. 펜션처럼 생겼지만 펜션은 아니고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같다. 울타리도 쳐져 있고, 마당을 정리하는 분도 간간히 있어서. 나는 이방인이므로, 대로를 따라 조용히 주변을 보면서 앞으로 향했다. 어차피 메인 스트릿 끝 부분과 연결되는 길이기도 해서.
※ 슈와 신사
https://goo.gl/maps/9Ks94ykrMomAdacc6
중간에 신사가 보인다. 간단히 합장하고 지나가면서 자연스레 상점가로 진입했다. 어느새 시간은 8시 반, 아침 일찍 여는 베이커리들이 일부 있어 챙겨온 커피와 함께 빵 간식을 먹기로 한다.
보통은 사람이 많을텐데, 너무 아침 일찍이라(...) 거리가 텅 비었다. 오히려 좋아. 어차피 여행 다니며 비슷한 곳을 많이 가본지라 샵은 큰 미련이 없다.
재미있는 전통 사진관도 보이고요. 베이커리는 두 곳이 일찍부터 새로 빵을 내오고 있어서, 한 곳에선 포장하고 다른 한 곳에선 매장에서 먹었다. 동네 주민이신지 이미 간단히 드시고 있는 분도 있었고, 근처 호텔에서 묵는 여행객 가족도 보였다. 나는 누가봐도 거기 묵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멍때리면서 잠깐 쉬었더니 또 에너지가 충전된다.
※ 가루이자와 프렌치 베이커리
https://goo.gl/maps/yrDbBLq7iWovPqV7A
프렌치 베이커리가 동네 빵집 같다면, 건너편 베이커리는 좀 더 고급진 느낌? 잼을 비롯한 다른 제품도 많이 팔고 있었다. 규모도 조금 더 크고. 구성은 비슷하다. 가격도 메뉴 따라 비슷비슷.
쿠모바 이케, 쿠모바 연못으로 향한다. 쿠모바 이케라고 하는 것 같다. (일알못) 가루이자와 오면 꼭 들르는 곳 중 한 곳인 듯한데 날이 선선하다면 쭉 연못을 따라 돌면서 걷는 것도 추천한다.
※ 쿠모바 연못
https://goo.gl/maps/Uq8QQjzGfLuvA7mx8
연못 앞에 이렇게 간략히 설명하는 표지판이 있고, 계절과 날씨에 따라 뷰가 다른가보다. 6월 초에 방문한 지금은 아마 초여름이 맞겠습니다. 비가 온 덕에 아직은 더운 바람이 조금이나마 있는 그런 계절이죠.
산책로랄 것은 따로 없이 연못 옆으로 난 좁은 흙길을 걸으면 된다. 사실 한 바퀴 삥 둘러가고 싶었지만 도마뱀(...)을 만나는 바람에 반절 돌고 다시 후진했다. 겁많은 나레기야 네가 도마뱀 몇 배 몸집이다.
※ 가루이자와 쇼핑 플라자
https://goo.gl/maps/8QjqTg7ypkHm9TPd6
연못을 나와 다시 가루이자와 역 방향으로 향했다. 역을 뚫고 반대편 출구로 나가면 프린스 아울렛이 있다. 상당히 큰 규모이고, 브랜드도 다양하다.
다만 아직 아울렛 성수기는 아니어서 그런지 세일 제품에도 한계가 있었다. 푸드코트도 다양한 편이고, 편의점도 크게 있는 편이라서 식사 겸 쉬다 가기에도 좋다. 잔디가 넓고, 반려동물도 함께 올 수 있는 전반적으로 가족 친화적인 공간이었다. 그래서인지 유모차나 캐리어를 든 이들도 많았다.
사시사철 아울렛에서 할인하는 일부 브랜드 - 코치 Coach 등 -, 그리고 Urban Research, BEAMS 와 같은 일본 편집샵에도 꽤나 역시즌이나 이월 할인 상품이 꽤나 있었다. HOKA 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찾았지만 포기, L.L Bean 매장에도 꽤나 제품이 많았다. (다만 신상품은 많지 않았다 왜지?)
이모저모 고민하고 에이 짐도 생기겠다 그냥 아울렛은 포기해야 하나? 하던 찰나에 아식스에서 젤 퀀텀을 GET, 한국에서 사려면 20만원이 넘는데 1/3 가격에 득했다. 느닷없이 새 신발 상자를 들고 기차를 타러 역으로 향했다. 시간은 정오를 조금 넘어선 즈음, 도쿄로 돌아가기 전에 오미야를 거쳐 가와고에로 갈 것이다.
ㅡ 다음 포스트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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