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는 한국으로 바로 오는 직항편이 있는 도시이기도 하고 (대한항공) 스위스에서 기차로 쉽게 넘어 올 수 있는 도시다. 그래서 이탈리아 숙소를 밀라노 한 곳으로 몰아 예약했다.
밀라노엔 두오모 성당, 명품 매장도 있고요. 무엇보다 다른 이탈리아 도시에 비해 사람들이 옷을 뒤집어지게 잘 입는다. 나는 패션을 잘 모르지만 그냥 사람들을 보면서 와 저렇게도 입는다고? 저런 걸 입는구나... 하는 사람들이 참 많은. 핫핑크부터 올레드 수트에 드레스, 자라에서 파는 족장 귀걸이(...) 다 골고루 볼 수 있는 그런 곳.
일정상 밀라노 말고 다른 도시를 함께 여행하다보니 밀라노 자체는 둘러볼 시간이 애매하긴 했다. 첫 날 오후 저녁, 마지막 날 아침부터 오후 뭐 이렇게 나눠서 둘러봤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밝은 대낮에 본 편이라 볼 건 다 봤다.
중앙역 근처에 숙소가 있고, 대부분의 상점가는 두오모 광장을 중심으로 퍼져 있다. 갤러리아 (백화점) 역시 마찬가지고. 이틀에 걸쳐 다른 시간대로 밀라노를 둘러 볼 수 있었고, 크게 1) 스포르체스코성과 2) 두오모 광장으로 일정을 나누었다.
밀라노 상점가는 스위스나 프랑스, 독일보단 그래도 1~2시간 늦게까지 운영하는 편이라 저녁에 볼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여유롭게 보기 위해, 또 두오모 광장을 한 번이라도 찍고 가자는 마음으로 두오모 쪽부터 향했다.
먼저 Missori 역을 도착지로 지하철을 탔다. 체크인하고 시간을 대충 보니 3시 정도.
상점가를 둘러보면서 쭉 걸어서 두오모 광장까지 갈 것이다. 그리고 저녁을 테이크아웃 포장해서 숙소로 돌아와 먹고 취침하는 일정. 아, 두오모까지 가는 길에 들렀던 쇼핑 목록은 따로 포스팅 예정이니 생략하고 바로 두오모 광장으로.
밀라노 지하철은 다른 유럽 고고유적 교통시설에 비해 생긴 지 얼마 안된 만큼 꽤나 깔끔하고 넓은 편. 영어 표기가 드문드문 없긴 하다. *USCITA 는 EXIT 출구를 의미한다. 환승도 쉬운 편이고, 열차마다 어디행 열차인지 표지판 등에 크게 잘 노출되있어서 급히 다니지 않는 이상 헷갈리진 않을 것이다. 따로 길을 헤맨 적은 없었다.
@두오모 광장
https://maps.app.goo.gl/KkUZ5pM2BpLypSXy7
두오모 광장은 상당히 커서 사실 지하철역에서 어느 출구로 나와도 다 광장으로 연결된다. (그냥 눈 앞에 보입니다.) 서울에도 광화문과 시청역에 나름 광장이라 할 법한 공간이 있긴 한데 뭔가 거대한 통로 느낌이라. 이렇게 정각형으로 뻥 뚫린 이탈리아 광장을 보면 또 느낌이 색다르다. 그리고 이를 둘러싼 특유의 건물 양식도 그렇고.
두오모 광장에는 바로 밀라노 대성당과 박물관이 연결 되어 있다. 입장료도 입장료고 나는 이미 성당을 봤던 지라 부모님 티켓만 따로 끊어서 (성당 및 박물관) 입장 시켜 드렸다. 안에 구경하는 것은 알아서 보면 되니까.
@밀라노 대성당
유럽 3대 성당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고딕 양식이다. 딱 보면 미술사 흘려 들었어도 아니 이 양식은? 할 정도로 뚜렷하고.. 크고.. 화려하고.. 높이 솟아있고.. 그래 너 혼자 다해라다.
https://maps.app.goo.gl/5uAZ3mjkfESQ1cpW8
사실 첫 날에는 두오모 광장과 밀라노 대성당 외관(해질녘에)만 봤다. 아무래도 쇼핑하고 오다보니 시간이 애매해져서. 그래서 이후 볼로냐와 피렌체 여행을 마치고 마지막 날 아침 오픈 시간 즈음에 다시 와서 내부 관람을 따로 했다.
혹시 하루에 밀라노를 다 보려 하신다면 성당 입장 및 마감 시간을 잘 확인하시길.
성당 입구를 바라보는 기준으로 우측을 따라 돌아가면 관광 안내소가 있다. 콤비로 티켓 팔고 무인 키오스크가 잘 되어 있으니 줄이 있더라도 금방금방 빠진다. 성당은 시간 단위로 입장 티켓이라서 아침 9시 즈음 맞춰 갔더니 충분히 바로 다음 시간 입장 가능했다.
나이드신 분들도 있어서 그런지 엘리베이터 옵션과 계단 옵션이 있다. 계단이 조금 더 아니 이렇게 올라간다고? 하는 체험이 가능(...) 그러거나 말거나 계단 옵션으로 끊어드렸다. 대신 꼭 천천히 올라가라는 말과 함께.
시간은 넉넉히 2시간 정도 드리고 기다렸는데 거의 비슷하게 걸린 것 같다. 박물관까지 다 보는데 2시간 반 정도.
내부는 상당히 홀리하고 (당연) 이것저것 디테일까지 보다보면 기가 쭉 빨린다. 꼼꼼히 보는 게 꽤나 긴 시간을 요구하겠지만 그럼에도 추천한다. 건물 하나가 곧 미술관이고, 박물관이기 때문이다. 아 저걸 사람이 다 만들었구나 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상당해서. 예술 측면에 있어선 역시 남다르다.
참고로 티켓은 모든 관람이 끝날 때까지 잃어버리지 않고 잘 소지하고 있도록 한다.
이 때가 딱 패션 위크 기간이었던지라 정신이 조금 없긴 했는데 그래도 나름 볼거리는 풍성했던 것 같다. 부모님도 걸어다니면서 역시 밀라노라 그런지 사람들이 다르다고 계속 그러시고. 몇 년 전 친구랑 밀라노에 왔을 때보다 더 사람이 많고 활기찼던 것 같다.
두오모 광장 뒤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스타벅스 리저브 건물이 아주 크게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 로스터리 두오모
https://maps.app.goo.gl/6uzHwFDknBeZtqsT9
리저브 로스터리라서 다양한 메뉴가 많다. 한국에선 따로 못 봤던 것 같은데 요즘 얘네 방탄 커피 마냥 에스프레소에 올리브 오일 넣어서 마시는지 시그니처 메뉴에 꽤 있다. 오일도 따로 파는 것 같고.
내부 상당히 큰 편이라 그런지 입구에 가드가 있다. 출구 입구 따로 통제하는 편이고 인원 제한을 두는 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고 혼잡함을 잡는 수준인 듯하다. 바로 앞에 가든에서도 먹을 수 있는데 흡연자들이 많고 꽤나 오가는 사람이 많아서 실내에서 쾌적하게 드세요.
내부 전경. 상당히 많고, 우리나라와 달리 죽치는 분위기는 아니어서 줄서면서 있다 보면 자리는 금방금방 난다. 애초에 스타벅스 오는 이들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이라 그런 걸지도. 건물 내부도 상당히 화려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리저브라서 리저브에만 파는 엠디도 꽤 있다. 제품이 꽤 많아서 테이블 몇 개에 걸쳐서 전시되어 있다. 동생 선물을 사줄까 했는데 그냥 안사고 파리로 넘어갔었다. 이후 이탈리아 다른 도시에서도, 역내 스타벅스도 갔었는데 여기서 살 걸 하는 마음이 들었다. 밀라노 스타벅스 MD는 두오모 뒤 리저브 로스터리에서 꼭 사세요.
빵도 팔고, 이탈리아 오면 흔히 먹을 수 있는 사각 피자 조각도 판다. 디저트는 비슷해 보이고요. 참고로 카라멜 마키아또나 바닐라 라떼 같은 메뉴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주는 시럽 맛은 나지 않는다. K-캐뤄뭴 마키애토를 좋아하는 아부지는 한 입 먹고 본인이 기대한 맛이 아니라며 내려놓으셨다는(...) 하하.
@졸리비 밀라노 Jollibee Milano
https://maps.app.goo.gl/tjKA4jZ3MU3qyr869
커피도 마셨겠다 조금 더 걸어서 졸리비로 향했다. 졸리비는 필리핀 체인점으로 약간 KFC 나 파파이스 같은 곳이다. 우리나라에선 못 봤던 것 같아서 치맥으로 가볍게 저녁 마무리할 겸 테이크아웃하기로 했다.
패스트푸드점답게 키오스크가 잘 되어 있다. 잘 몰라서 치킨(순살은 없는 듯. 우리나라 치킨 다시 한 번 최고양), 그리고 생맥주(민증 검사 따로 없고 그냥 유효성 체크만 있는 듯. 하지만 혹시 요구한다면 여권으로 보여주면 된다) 캔도 팔아서 같이 시켰다.
입구에 있는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쭉 들어가면 안쪽에 이렇게 카운터가 있고 번호로 안내한다.
이탈리아어를 못 알아들어서 대뜸 복대에서 여권 꺼내 보여줬더니 (...) 아 그거말궁 번호표 >.<! 이런다. 미안해. 번호표 보여주고 잘 받았습니다. 가격은 다해서 28유로 (4만원 선) 정도? 치킨 버켓 하나에 맥주 2캔과 콜라, 그리고 프렌치프라이까지 추가한 가격이다.
그렇게 치킨 냄새나는 봉투를 들고 지하철에 탔습니다. 다행히 지하철도 딱히 쾌적하진 않아서 자연스레 음식 냄새가 묻히는군요... 파파이스나 KFC 와는 확실히 다르긴 하다.
조금 더 치킨이 짜게 무슨 간이 되어있는 느낌? 그리고 진짜 기름지다. 아주 오일에 그냥 담구다 못해 묵혔는지. 감자 프라이는 존맛탱이었다.
그렇게 부모님은 치맥을 가볍게 하시고 나도 세탁 돌리고 ... 바쁜 듯 마치 서울에서 보낸 주말 일상처럼 빠르게 돌아간 하루가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