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로 여행 갈 일이 잘 없어서 어쩌다보니 매번 직항편만 탔었는데, 이번에 처음 경유편을 탔다. 비행기-기차, 야간 버스(플릭스) 잔뜩 타봤는데 항공편은 기회가 잘 없었다.
카타르 항공. 오일 머니 덕분인지 서비스도 좋고, 또 도하 공항 까리뽕쌈한거야 이미 많이 들었어서. 아랍 에미리트는 항공편이 없었고 일찍이 결제한 덕에 카타르로 나름 저렴하게 표를 끊었다. (스위스 취리히 1회 경유, 인당 78만원)
인천공항 새벽 1시 반 정도 비행기였다. 10시 정도에 공항 도착해서 면세 수령하고 스타벅스에서 음료와 샌드위치를 사서 기다렸다. 사실상 면세는 밤이 늦어 볼 것이 없었다. 인천공항 스타벅스만이 24시간에 걸맞게 바글바글했다.
인천발 비행편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탑승까지는 지연이 없었다. 다만 공항 사정에 따라 이륙 등에서 일부 20~30분 지연이 있긴 했다. 하지만 실제 티켓에 표기된 도착 시간보다 20분 정도씩 일찍 도착하고 이래서 일정에 큰 차질은 없었다.
카타르 항공 기내, 그리고 기내식
어지간한 대형 항공사 비행기답게 비행기는 깔끔하고 좌석 및 수납 칸도 좋다. 화장실도 상당히 깔끔했던 걸로 기억한다.
다만 내가 키가 꽤 작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은 좀 좁았던 듯하다. 장거리 비행이다 보니 앞 뒤로 좌석을 누이거나 할 경우 정말 공간이 협소하다. 난 뭐 불편함이 없었지만 체구가 좀 있는 분들의 경우 상당히 불편할 것으로 보여 엑스트라 레그룸을 꼭 신청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기본 어메니티는 처음 갈 땐 (10.5시간 짜리) 담요, 칫솔, 귀마개, 그리고 헤드폰 이렇게 줬던 걸로 기억한다. 그 다음 항공편(6.5시간)에선 담요, 헤드폰, 그리고 손 세정제와 장갑, 마스크를 줬다.
한국 영화는 1~2편 정도였던 것 같고, 영어 자막까지 있는 영화도 꽤 많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있어서 갈 때도, 한국 돌아올 때도 중간에 잠에 깨서 야금야금 보니 추억도 돋고 시간도 금방 가더라. 모니터는 터치 패드 형태이며 모니터 하단에 USB 포트가 (C타입도 있음) 있어서 충전하면서 작업하기도 편했다.
기내식은 4~5시간당 한 끼씩 나오는 듯하다. 10시간, 6시간 반 정도 비행이라 총 3번의 기내식을 먹었다.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 보통 타자마자 1~2시간 뒤에 한 번, 그리고 4~5시간이 지나서 또 한 번 나온다. 끊임없이 먹고 자고 하다 보면 어느새 도착하는게 비행 아닌가.
항공편마다 다르겠지만 갈 땐 이렇게 붉은 등이 하염없이 켜져 있어서 약간 암실에서 식사하는 (...) 기분이 들긴 했네요. 메뉴는 주로 치킨이나 비프, 또는 아예 비건식이다. 현미나 쿠스쿠스, 냉파스타 샐러드 등이 곁들여서 같이 나온다. 그리고 꼭 티라미수나 푸딩 같은 엄청나게 달달한 후식도 함께한다. 빵도 기본으로 나오지만 뻑뻑해서 아예 안뜯어 먹었다.
물은 미니 200미리 정도 용량 페트를 기본으로 주고, 음료는 화이트/레드와인, 탄산음료, 각종 주스 (크랜베리, 사과, 오렌지, 망고) 등이 있다. 커피와 차는 식후에 비스킷과 함께 제공한다.
요 친구는 오믈렛입니다. 나쁘지 않았습니다. 과일도 같이 나왔는데 과일은 음 정말 맛없었지만 영양 섭취를 위해 꾸역꾸역 다 먹었다.
매쉬 포테이토에 비프 스테이크, 옆에는 슈웹스 (탄산수) 시켰고요. 처음에 갈 땐 너무 달아서 못 먹었던 디저트, 돌아올 땐 뭔 바람이 불었는지 싹싹 다 긁어먹었다.
사전에 따로 비건이나 과일식? 이렇게 선호를 시킬 수 있는 듯한데 진짜 비건이 아니라면 그냥 비행 중 주는 데서 고르는 걸 추천한다. 장거리 비행이 힘든데 둘 다 상당히 부실(한국인의 눈)하게 나오는 듯했다.
카타르 도하 공항
생각보다 번쩍번쩍하진 않았지만 어마무시하게 컸다. 그리고 신식 공항이라 그런지 인천공항 귀여울 수준으로 밝고 화려했던 걸로 기억한다. 내부에 인공 정원이 있는데 문득 이 공항을 나가면 40여 도를 넘어선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오일 머니 대단해. 공항 안은 살짝 추울 정도로 쾌적하고 넓었다.
3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면 공항을 둘러보기에 딱 좋다. 내부에 이렇게 인공 정원? 같은 곳이 있어서 쉬는 사람들, 작업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누워서 낮잠 자는 사람도 발견. 저도 부모님 기념 사진을 한 방 찍어드렸구요.
면세점
면세는 워낙 비싸서 뭐 사실 살 것이 없다. 카타르 화폐 단위 숫자가 작아서 아니 이게 얼마야 했는데 1 QAR 당 380원 정도라고 한다. 계산 안되서 그런지 옆에 US 달러가 붙어있긴 하더라.
사진은 따로 없는데 명품 매장도 상당히 많았다. 스와로브스키, 롤렉스, 버버리, 루이비통, 디올, 보테가 베네타, ... 매장 안에 제품도 꽤 다양했던 걸로 기억한다. 시간 맞춰 사람 별로 없다면 구경하는 것도 추천. 어차피 명품은 그 가격이 다 그 가격일테니까.
뭔가 쇼핑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보였지만 제품이 상당히 많아서 구경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곳저곳. 그리고 확실히 이쪽 공항이라 그런지 무하마드 관상인 여객들이 가득했습니다.
COSTA COFFEE 코스타 커피
보면 Harrods 도 있고 Hamley's 도 있고 왜인진 모르겠지만 영국 브랜드가 꽤 많았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헤매다가 코스타 커피 발견하여 바로 직행.
굿즈도 있긴 한데 따로 내 니즈엔 맞지 않아서 패스. 가격은 일반 텀블러 가격이다. 자체 제작이라기보단 아소부 이런 데처럼 텀블러 브랜드와 협업해서 만든 듯하다.
미디움 사이즈면 우리나라 그란데 정도 사이즈는 된다. 한 잔 사서 나눠마시기로 했다. 가격은 8~9천원 정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스 라떼 기준)
환승 게이트 찾기
2시간 반, 3시간 정도로 환승할 수 있으려나? 했는데 따로 새지 않고 바로 움직인다면 괜찮다. 통로가 길긴 한데 체감상 인천공항 터미널 끝에서 끝 느낌이라. 게이트만 잘 확인해서 쭉 이동하면 된다. 표시는 이곳저곳 잘 되어 있으므로.
도하 공항 아 정말 징그럽게 크다. 대부분 경유할 경우 두번째 항공편 게이트 넘버를 확인해서 가야할 텐데 스크린에 뜨기를 기다리는 게 답답할 수 있다. 그럴 때를 위해 공항 곳곳에 키오스크가 있다. 키오스크에 본인의 항공권 바코드를 찍으면 이렇게 게이트 넘버와 위치를 가이드해준다. 굿.
요렇게 중간에 무빙워크 있는데, 진짜 무빙워크도 많을 정도로 길다. 그냥 빠르게 걸으나 무빙워크나 비슷합니다. (만약 무빙워크에 사람이 많다면요)
어떤 게이트에 떨어지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 스위스 갈 땐 엄청 많이 걸어서 게이트를 찾았었다. 하지만 인천으로 돌아올 땐 웬열 처음 항공편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옆옆 게이트가 두번째 항공편 게이트라 수하물 검사도 없었다. 중간 수하물 검사를 거쳐야 할 경우 액체는 반입이 안된, 기내에서 생수를 챙겨가기 어렵다는 점 유의하시길.
전반적으로 가격도 저렴하고 좌석도 불편함 없이 (유럽인들도, 미국인들도 상당히 많이 타서 중국 항공이나 터키 항공 등에서 받는 고유의 느낌...은 없다) 오래 비행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 다음 기회에도 충분히 선택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