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요 Travel Abroad 2/미국

[미국/LA] 9박 10일 자유여행 4. 우버와 Lyft 리프트로 남은 기억

ryootoori 2023. 1. 1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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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er, Lyft

사실상 로컬 경험은 택시, 아니 우버와 리프트로 경험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친구 차가 있었지만 살인적인 도심 주차비와 치안... 어디 가만히앉아 농땡이나 칠만한 곳은 죄다 외곽에 있었기 때문에 쉐어가 훨씬 효율적이었다. 기름 값도 캘리가 미국에서 제일 비싸다고 한다.

 

 

배민과 요기요처럼 드라이버도 멀티 채널이다

 

기본 설정

Uber 우리나라 우티(UT)와 같은 앱이라, 지역 설정만 변경해주면 알아서 업데이트된다.

 

내 정보 설정

아차! 한국에서 쓰던 걸 그대로 가져가 한국어로 이름이 설정된 것이 복병이었다. 미국에서 첫 드라이버를 불렀는데 느닷없이 메신저가 왔다. 나를 찾지를 못한다. 왜인고 하니 이름이 한국어라 뭔가 언어 값이 충돌했는지 헤매고 있는 것이었다. 미안. 글로발 앱을 쓸 땐 영어 닉네임을 쓰는 걸 추천합니다... 로마 법 따라야지 뭐

 

 

 

 

올해 택시는 미국에서 다 타네

 

 

싹 비워놓고 맛없다고 1점 줘도 콜라 보내줘야하는 우리나라처럼 고객 정신 투철(...)한 곳이 있다면 바다 건너엔 니맘따로 내맘따로인 곳도 있다. 미국 우버는 기사도 승객을 평가한다. 승객으로서의 내 평점이 높다면 마찬가지로 높은 평점의 드라이버가 매칭된다. 높은 평점의 드라이버가 되기까지는 안정적인 코너링(...) 실력도 있고, 승차감 좋은 그의 차도 있고 뭐 많다. 미국에 있다면 이곳이 신용 사회임을 항상 가슴에 새기자. 별은 내 가슴에.

 

 

결제수단 등록

카드 번호 포함한 일반 정보 입력하면 쉽게 등록된다. 해외원화결제차단 설정이 되어 있어도 어지간해선 결제가 된다. 잘 모르겠을 땐 2개 정도 등록하자. Paypal 등록도 가능하다. 간편결제의 좋은 점은 이 카드 저 카드 사정 상관없이 일단 등록만 되면 OK다. 해당 게이트 통과하는 순간 걍 끝난 셈이니 현장에서 전전긍긍할 필요가 없다.

 

이런 일 저런 일 많았지만 돌아오고 나서 여정 내역을 보니 곳곳의 기억이 새록새록. 생각보다 차 안에서 있었던 일도 기억에 남는구나. 사진 대신 영수증으로 남기는 기억.

 


 

1) 숨만 쉬면 영수증 1줄 추가

LAX - 220 Broadway Nordstrom, Santa Monica 산타모니카 @Carlos

 

알겠어요 알겠다구요

 

 

LA 공항은 상당히 크다. (스타필드만한 건물이 째로 주차장으로 옆에 붙어있을 정도) 그런 곳에선 우리나라처럼 '택시 정류장' 벤치 1개 있는 1차선으론 수요와 공급을 수용할 수가 없다.

 

그래서 LAX Airport Surcharge 항목이 있다. 이 돈이 모여서 (?맞겠지) 공항에 아예 별도 Uber Zone이 있다. 심지어 기둥마다 영역 번호가 있을 정도로 나름 규칙이 있기 때문에 헤매지 않을 것이다. 공항에서 해당 Zone 으로 이동하는 데는 셔틀 버스가 운영되며 따로 검표나 예약 내역 확인 등에의 절차 없이 누구나 탑승 가능하다.

 

드라이버 호출 및 배차에 해당 zone number 정보가 같이 노출된다.

 

 

그리고 Marketplace fee 거진 4천원 붙어있는 이건... 뭔고 하니 거리 범위에 따라 부여되는 추가 비용 같은 것인가보다. 영수증을 보면 사람 몰리는 곳에 붙어있다. 시장통 팁 같은 건가?

 

 

 

사실 이건 첫 승차는 아니었고 라스베가스에서 LA 돌아왔을 때인데 목적지가 하필 또 산타 모니카다 보니 이거저거 다 붙을 건 포함되었을 듯하다. 그래도 안전하게 도착했으니 불만없음. 15~25% 팁 붙는 주임을 받아들이고 나니 어지간한 extra fee에는 꿈쩍않게 되었다. 돈이 줄줄 새는구나.

 

 

주차비 제정신이냐

 


 

2) 아침부터 시방 이게 무슨 일이야, Piss off DTLA

 DTLA - 1200 Getty Center @Sima

 

다운타운에서 택시를 잡았다. 호텔 입구 바로 앞에서.

 

https://ecentralhotel.com/

 

E-Central Hotel DTLA: Book direct & Save!

Stay at E-Central in the heart of DTLA. Steps from the Crypto.com Arena near Microsoft Theatre, Dodger Stadium, & Walt Disney Concert Hall

ecentralhotel.com

 

 

사실 전날 밤 체크인할 때 애들이 근처 마트에 가서 물과 맥주를 사왔는데, 너무 무서워서 손을 떨면서 다녀왔단다. 위험한 마주침은 없었지만 워낙 치안이 치안인지라. 아침에 해가 뜨면서 세상이 밝아졌지만,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었다. 평일 아침인데 출근 안하니? 차도 없고. 그러다 10시가 되어서야 캐주얼한 차림으로 조깅하는 사람도 보였다. 뭐냐 여기.

 

우버를 불렀는데 GPS를 제대로 못 잡았는지 기사가 건너편에 있었다. 고속도로처럼 넓은 3차선 도로의 끝과 끝에서 서로 눈이 마주쳤다. Sima가 크게 턴을 했다. 아마 아무도 없는 광야 같은 도로에서 건너편 승객인 우리를 보면서 돌았기 때문이었을까. 우리 바로 앞에 있는 자전거 도로에서 한 남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슬로우모션처럼 Sima의 차와 그 자전거가 교차할 즈음이었다. 치킨게임 수준으로 둘 다 멈추지 않은 것이다. Sima 는 자전거를 인지 못했고, 자전거 운전자는 그를 봤지만 당연히 멈출 것으로 생각했나보다. 왜냐하면 Sima 가 멈춘 그 좌표는 자전거 도로였다. 아.

 

우리 셋 - 자전거 - 자동차 이 구도에서 진짜 온갖 F word 다 들었다. 대충 한국어로 쓴다면 이세키저세키야 이 거지같은 차를 당장 빼라부터 시작해서 사이드 미러를 발로 차고 난리도 아니었다. 분노조절장애 수준. Sima 잘못이 맞긴 한데 너도 그렇게 염병하다가 부수면 민사 가는거야 아저씨...

 

 

 

Sima가 먼저 사과했다. 못 봤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지금 차를 빼겠다고 알겠다고. 그리고 차를 뺐다. 그 남자는 염병을 입에 단 채 다시 자전거를 타고 달려갔다. 아마 출근길이었던 것 같은데 미안합니다. 회사 가는 것도 엿같은데 저승길될 뻔 했으니...

그냥 조금만 건드리면 터질 것 같은 이 도시의 긴장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여유라곤 없는 거지같은 곳.

 

 

목적지까지 달리는데 우리 넷 모두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애들은 놀란 것 같았고, 나도 나대로 이 일정이 갑자기 버겁게 느껴졌다. 나 쉬러 온 거 맞지? 그러거나 말거나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내리면서 Sima에게 말했다. 아침 일은 신경쓰지 말라고, 사람이 너무 놀라면 괜히 화가 나버린다고. 그리고 꼭 안전 운전하라고. 그리고 짠내나는 팁을 리뷰와 함께 보냈다. 하루 개시하는 승객인데 ㅈ같은 경험을 주고 싶지 않았다. Sima 에게 고맙다고 메시지가 왔다. Take care.

 

 

아, 여행 이후에 본 영화지만, 알 것같았다. 세상아. Be kind. 제발요

 


 

3) 스쿨존 옆은 떨밭, 그리고 슈프림

The Getty - 8221 Melrose Ave @Rafi

 

 

 멜로즈 에비뉴에 내렸다. 인스타그램, 유투브 등 인플루언서들이 Pink wall 배경으로 사진 찍는 곳이다. 거기가 명소인 것이 아니라 얘네가 갈만한 비싼 동네가 거기였고, 가보니 사진 찍을만한 곳이 그 벽뿐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구글 지도로 보면 매장 간 거리는 멀지 않다. 도쿄나 런던, 베를린이었다면 무조건 걸었을 거리다. ? 블럭마다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간다. 스쿨버스가 보여서 안심했다. 근데 애들이 없다. 있긴 있는데 내가 기대한 그 스쿨 분위기가 아니다.

 

학교 울타리를 지났더니 떨거지가 쳐다보고 있다. 사람들은 그냥 거리에 서서 대화한다. 문득 깔끔하게 입고 있는 우리의 외관이 거슬린다고 느껴질 때 즈음 사설 경호원들이 보였다. Supreme 매장 앞이었다.

 

 

https://goo.gl/maps/YbXgQoYVb2JdFwZr6

 

Supreme · 439 N Fairfax Ave, Los Angeles, CA 90036 미국

★★★★☆ · 의류점

www.google.co.kr

 

들어갔더니 한국말이 들린다. 이 매장 맞나봐(?) 목적지는 아니었지만 들어온 김에 구경한다. 미국이 싸다고 하긴 하던데 확실히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정도 가격으로 구입 가능했다.

 

... 아마 이 정도가 간단한 워크인으로 쇼핑 가능했던 유일한 브랜드였던 듯싶다.

 

사실 멜로즈 에비뉴는 고오급 디자이너 매장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즉 목적이 명확한 고객이 모이는 곳이다. 작은 유리잔에서부터 카펫까지 땀 한 올도 신경 쓰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었기에 걸어서 구경한다는 게 어불성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관광객 포스 믿고 들어가 구경한 우리에게 친절히 공간을 내준 샵 매니저들에게 고마움을 표합니다.

 

 


 

4) 할로윈이라서 저러고 다니는 거야?

The Grove - 6801 Hollywood Blvd @Carlos

 

 

더 그로브는 부촌에 있는 노드스트롬 쇼핑 아케이드다. 나이키, 룰루레몬, Topshop, ARITIZIA ,Brandy Melville, 모두 모여 있다. 다운타운이나 디즈니랜드를 다니며 본 미국인 생김새(?)와 다른 이들이 가득했다. 약간 이탈리아나 독일 남부 쪽에서 볼 법한 사람들이라고 해야할까. 사실 그건 멜로즈 에비뉴 근방 페어팍스에서도 느꼈는데 이 일대가 다 그런가보다 했다. 뭔가 금발의 백인?이 많았다. 델몬트 말고 굳이 착즙 주스 먹을 것 같이 생긴 그런 애들.

 

우버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할리우드를 거쳐가던 중에 궁금증이 풀렸다. 엉뚱한 질문(?) 덕이었는데, 어느 주택가를 지나는데 남자들이 검은색 양복에 위로 높이 솟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 수염이 긴 남자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도 많아서 수염이 먼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수염을 먼저 봤더라면 알아차렸을지도)

 

 

아니 집 앞에 호박이랑 알전구 달아두니까 헷갈리잖아

 

 

드라이버 카를로스에게 물어봤다. 쟤네 왜 저러고 다니는거야? 이거 혹시 할로윈이라서 벌써부터 분위기 내는거야? (할로윈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음) 정색하고 운전하던 카를로스가 느닷없이 웃었다. 내 질문이 너무 낭창했는가보다.

 

아니야, 여기가 유대인 마을이라서 그래. 그 날은 유대인 노동절이었다. 그리고 부자 유대인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라고 했다. 더 그로브에서 본 이들도 대부분이 유대인일 거라고. 카를로스는 더 이상 설명을 생략했지만, LA 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가 '아 맞네!'하면서 덧붙였다. 그래서 이 동네가 안전하기도 하다고(비싸다고). 하하하.

 


 

일상이 전시 모드

밀도가 낮고 넓은 지역에선 걸어다니면서 둘러본다는 게 말이 되질 않는다. 하물며 자연 풍경일지라도 National Park 처럼 경계를 지정해둔 곳이어야 한다.

 

얘네 왜 조깅을 하는걸까? 날씨가 좋아서인 줄 알았다. 웬열 날씨는 (여름과 겨울만 남는 것 같겠지만서도) 사계절 풍부한 우리나라가 최고이올시다. 환경이 그 간극이다. 무작정 뛰는 거 말곤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살 때도, 그리고 이번 LA 여행에서도 느꼈다. 개인주의, 서로 간의 안전 거리라는 게 있을 수밖에 없는 세계관인 것이다. 이런 곳에선 오히려 붙어 있는 것이 더 위험하다. 실내? 왜 Gym을 가냐고. 그냥 그 곳이 안전한 것이다 (...)

 

 

LA 에선 차에 썬팅 금지다. 하하...

 

 

도시 경관에 대해서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온 것은, 공원이 모두를 위한 공간으로 전혀 기능하고 있지 않음이었다. 한산함이 평화로움이 아닌 긴장으로 느껴지는 치안이었다.  이방인인 내가 보기에 이 곳의 집들은 Shelter 가 아니라 Fortress 같았다. 유기농 Organic 보다 Industrial groceries 가 더 맛있는 곳... American Goal 이 아니고 Dream 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1%와 99%만 있는 곳.

 

관광을 위한 여행자라면 1%만 경험하길 바란다. 뜻대로 안되겠지만서도.

 

그래서일까?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단순 이동 수단이 아니라 자기 보호를 위한 방패 같았다. 비벌리 언덕을 올라갈 때면 '아이고 나 죽네' 하는 친구의 낡은 포드가 얼마나 고맙게 느껴지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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